밤잠 설치는 어깨 통증…오십견, 초기부터 관리 중요 [건강 올레길]

김포가자연세병원 전병호 병원장

어깨를 움직이기만 해도 통증이 느껴지고 점점 팔이 올라가지 않는 상태가 이어진다면 ‘오십견’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흔히 50대 전후에 많이 발생해 붙은 이름이지만 최근에는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30대 40대 환자도 느는 추세다.

오십견은 의학적으로는 ‘유착성관절낭염’이라 불리며,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이 염증으로 인해 두꺼워지고 유착되어 어깨가 굳는 질환이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당뇨병, 갑상선 질환, 심혈관 질환 등 전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서 더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또 특별한 외상 없이도 장기간 어깨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일상에서 팔을 과도하게 사용한 경우에도 염증이 생기면서 오십견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초기 오십견 환자들은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불편함을 느끼며 점차 통증이 심해지면서 밤잠을 설치게 된다.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조금 완화되지만 어깨 관절이 굳어 움직이지 않게 되는 동결기가 찾아온다. 마지막으로,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서서히 운동 범위가 회복되는 해빙기 단계로 이어지는데, 문제는 이 회복까지의 기간이 평균 1~2년으로 길고, 자연 회복을 기다리는 동안 일상생활이 큰 불편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김포가자연세병원 전병호 병원장은 “오십견 초기에는 단순한 어깨 통증으로 여기기 쉽지만 치료 시점을 놓치면 관절이 굳어 발생하는 운동 제한 때문에 많은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정형외과적 검사를 통해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오십견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병기,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관절 운동 범위 회복을 위한 재활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을 통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염증 반응을 줄이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꾸준한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관절 운동 범위가 일정 수준 이상 회복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이 보편화되면서, 수술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어깨 관절에 내시경을 삽입해 유착된 조직을 확인하면서 제거하고 관절 운동 범위를 넓혀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 기간도 짧은 편이라 빠르게 일상 복귀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어 전병호 병원장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은 정확한 진단과 병변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결정되는 만큼, 무조건적인 수술보다는 비수술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증이 시작된 시점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므로 반복적인 증상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는 것을 권장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어깨는 신체 관절 중 운동 범위가 가장 넓은 만큼 한 번 기능이 제한되면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십견은 저절로 낫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거나 근육 약화, 통증 지속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므로 조기에 진단받고 적극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