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사상 최대 6조원 규모 LFP 배터리 공급 계약

 LG에너지솔루션이 6조원 규모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LG에너지솔루션의 미시간 법인 전경. 사진제공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약 6조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비공개된 고객사를 둘러싸고는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과의 연관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30일 LG에너지솔루션은 5조9442억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금액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전체 매출(25조6196억원)의 23.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계약은 2027년 8월 1일부터 2030년 7월 31일까지 총 3년간 진행된다. 계약금액은 43억900만 달러이며, 전날 기준 원·달러 환율(1379.6원)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됐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계약과 관련해 “해당 공급 이외에도 고객과 협의를 통해 총 계약 기간을 최대 7년까지 연장하고, 이에 따라 추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며 “계약금액과 기간 등은 추후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약 상대방은 공개되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경영상 비밀유지 필요에 따라 계약 상대 등 상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 계약이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에서 생산하는 LFP 배터리는 ESS용뿐이기 때문이다.

계약 상대에 대해서는 테슬라일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등의 이유로 “중국이 아닌 미국 내 기업 중 LFP 배터리 공급처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현지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업체다. 미시간 공장에서는 5월부터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이 시작됐으며, 이는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50GWh(기가와트시)를 상회하는 수주 장부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다양한 고객사를 대상으로 추가 수주 모멘텀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