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전압형 HVDC 생산기지 착공…“K-전력 위상 높인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효성중공업 HVDC 변압기공장 기공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효성

효성이 미래 전력망 핵심 기술로 꼽히는 전압형 HVDC(초고압직류송전) 변압기 전용 생산기지 구축에 나섰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해 국산 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전력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효성중공업은 30일 경남 창원공장에서 전압형 HVDC 변압기 전용공장 신축 기공식을 열었다. 이번에 착공하는 공장은 부지 2만9600㎡ 규모로 2027년 7월 완공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공장 건설비 2540억 원을 포함해 대용량 전압형 컨버터 시스템 제작설비 증축과 연구개발(R&D) 과제 수행 등 HVDC 사업 전반에 걸쳐 총 3300억 원을 투자한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해외 기업들이 선점한 전압형 HVDC 기술을 국산화해 미래 송전망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K-전력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HVDC는 초고압교류송전(HVAC) 대비 장거리 송전 시 전력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효성이 개발한 전압형 HVDC는 재생에너지 발전과 연계할 수 있어 변동성이 큰 태양광, 풍력 전력망 안정화에 유리하다. 현재 세계 시장은 소수 해외 기업이 독점하고 있지만, 효성은 2017년부터 1000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200MW급 전압형 HVDC 독자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신축 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전압형 HVDC 전용 공장이다. 완공 이후 창원공장의 전체 변압기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20%가량 확대돼 교류·직류 전력 시장 모두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효성중공업은 향후 2GW(2000MW)급 대용량 HVDC 개발로 기술 격차를 좁히고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서도 효성의 역할이 기대된다. 호남권 재생에너지 단지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이 사업은 재생에너지 전력의 불규칙성을 해소하기 위해 실시간 양방향 전력 제어가 가능한 HVDC 기술이 필수적이다. 국산 기술 적용 시 유지보수와 고장 대응에서도 신속성을 확보할 수 있어, 효성중공업은 독자기술로 시스템 설계, 기자재(컨버터, 제어기, 변압기 등) 생산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 HVDC 토탈 솔루션 제공사가 될 전망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