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제28회 석탄문화제’ 거리 퍼레이드

지난해 열린 ‘제28회 석탄문화제’ 거리 퍼레이드



광산은 멈췄지만, 문화는 캔다. 강원랜드가 폐광지역에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강원랜드가 석탄문화제추진위원회와 손잡고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강원 정선군 사북 650거리 일원에서 ‘제29회 석탄문화제’를 연다. 올해 축제는 석탄산업의 기억을 보존하면서, 그 위에 새롭게 문화예술을 쌓아가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지역 문화제가 아니다. 과거 석탄산업의 유산을 예술적으로 해석하고 확장해 새로운 문화광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강원랜드는 축제를 기점으로 폐광지역 재생 모델을 구축하고, 향후 대형 문화예술축제로의 성장을 준비 중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문화채굴단’ 프로젝트다. 공연예술 부문과 숏폼 영상 부문으로 나뉘는 이 공모전은 석탄과 지역 정체성을 모티프로 한 창작 콘텐츠를 발굴하는 실험이다. 응모 마감은 8월 12일까지이며, 총 2300만 원 규모의 상금과 체류비가 수상자들에게 돌아간다.


공연예술 부문은 정선, 태백, 삼척, 영월 등 폐광지역 7개 시·군을 배경으로 한 모든 장르의 공연 콘텐츠가 대상이다. 연극, 음악, 무용, 퍼포먼스 등 형식에 제한은 없다. 핵심은 지역의 기억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 폐광지의 정체성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 기대가 모인다.

숏폼 영상 부문도 흥미롭다. 지역의 특색과 석탄문화제를 창의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짧은 영상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이들 작품은 석탄문화제 현장에서 소개되며, 강원랜드 공식 SNS 채널에도 공개될 예정이다.

● 내년엔 ‘탄광문화공원’과 결합한 대형 축제로
강원랜드는 올해 문화채굴단 프로젝트를 시험대 삼아, 내년 제30회 석탄문화제를 대형 문화예술축제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조성 중인 ‘탄광문화공원’과 연계해 사라진 광산을 ‘창작의 광맥’으로 되살린다는 그림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번 석탄문화제는 지역 주민이 주도하고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새로운 방식의 축제 실험”이라며 “과거의 산업 유산이 미래의 문화 자산으로 탈바꿈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모는 일회성 콘텐츠 이벤트를 넘어서 지역 예술가에게는 창작의 기회를, 주민들에게는 문화적 자긍심을, 방문객에게는 지역문화에 대한 신선한 경험을 선사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와 지역재생의 접점을 실험하는 정선. 광산이 멈춘 자리에서 이제는 창작의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