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쿠르 퀸’으로 불리던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이 무대에 선다. 교육자이자 연주자,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시간들을 음악으로 엮는다.

8월 13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 ‘Within(마음 깊은 곳)’은 연주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송지원은 그동안의 내면 변화를 음악으로 풀어내며 관객들과 더 깊이 만나고자 한다.

송지원은 세계 유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최다 수상 경력을 보유한 바이올리니스트다. 2017년 윤이상 국제 음악 콩쿠르 1위를 포함해 레오폴드 모차르트, 중국 국제, 쇤펠드 국제, 샤트 콩쿠르 등에서 연이어 1위를 기록하며 ‘콩쿠르 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세 살 때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처음 바이올린을 잡은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클리블랜드 음악원 예비학교, 커티스 음악원, 뉴잉글랜드 음악원, 줄리어드 음악원을 거치며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리사이틀은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로 송지원이 담아온 인생의 층위를 풀어내는 무대다. 이자이, 슈베르트, 릴리 불랑제, 슈만의 작품들을 프로그램에 담았다.
이자이의 ‘어린이의 꿈(Rêve d’enfant), Op. 14’는 런던 투어 중 병든 아들을 위해 작곡한 자장가. 슈베르트의 ‘환상곡 C장조 D 934’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유일한 환상곡으로, 기교와 서정이 교차하는 걸작이다. 송지원은 “기교보다 슈베르트의 꾸밈없고 따뜻한 선율과 화성을 소중히 다루고 싶다”고 했다.

릴리 불랑제의 ‘녹턴’과 ‘코르테제’는 서로 상반된 분위기로 구성된다. 사색적이고 내성적인 ‘녹턴’과 순수하고 밝은 ‘코르테제’는 우리 안의 이중적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은 보다 긴 호흡과 극적인 감정 폭을 담아낸 곡이다. 송지원은 “강렬한 인상을 주는 도입부에 오래 여운이 남아 꼭 연주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무대는 2021년부터 호흡을 맞춰온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한다.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 2위, 일본 하마마츠 콩쿠르 1위 등으로 세계무대에서 실력을 입증한 그는 현재 성신여대에서 후학을 양성 중이다.

슈베르트 ‘환상곡 C장조’는 바이올린뿐 아니라 피아노 파트도 고난도로 유명하다.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전곡을 합친 것보다 어렵다”고 말했을 만큼, 두 연주자의 호흡이 중요한 작품이다. 다년간 쌓아온 송지원과 라쉬코프스키의 연대감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