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클라리넷 브랜드 부페 크람폰(Buffet Crampon)이 창립 200주년을 맞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특별한 음악회를 연다. 8월 14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이번 콘서트는 부페 크람폰의 철학과 전통을 기념하고, 클라리넷이라는 악기의 아름다움을 집약적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이번 공연은 코스모스악기와 반도렌(Vandoren)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연주 라인업부터 눈길을 끈다. 프랑스 리옹 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수석 클라리네티스트로 활약 중인 스페인의 앙헬 마틴 모라(Ángel Matin Mora), 섬세하고도 깊은 음색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상윤, 폭넓은 표현력을 자랑하는 김한이 출연하며, 제5회 부페 크람폰 코리아 클라리넷 콩쿠르 대상 수상자도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 김재원은 해석력과 앙상블의 중심을 담당하며 무대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공연의 문은 앙헬 마틴 모라가 연다. 프랑세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주제와 변주곡’을 시작으로 헝가리 작곡가 코바츠가 마뉴엘 드 파야를 기리며 만든 ‘오마주’, 유대인 민속 선율을 바탕으로 한 ‘Sholem-alekhem rov Feidman!’ 등을 연주한다.
클라리넷의 비르투오시티가 빛나는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 2번’,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주제를 활용한 로브렐리오의 ‘환상곡’까지, 다양한 문화적 색채와 연주 기교가 총망라된 무대가 펼쳐진다.

2부에서는 김상윤이 편곡한 바흐/라흐마니노프 ‘바이올린 파르티타 모음곡 3번’이 연주된다. 이어지는 비도르의 ‘서주와 론도’는 프랑스풍의 낭만이 물씬 풍기는 곡으로, 클라리넷의 섬세한 매력을 극대화한다.
김한과 김상윤의 듀엣으로 펼쳐지는 폰키엘리의 ‘Il Convegno’는 두 명의 클라리넷이 주고받는 밀도 높은 대화가 인상적인 곡이다. 여기에 올해 부페 크람폰 코리아 클라리넷 콩쿠르 대상 수상자의 연주도 포함돼, 신예의 기량도 함께 엿볼 수 있다.

200년에 걸친 부페 크람폰의 역사는 클라리넷 연주의 기준을 세워온 시간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그 긴 여정을 무대 위에서 응축시켜 보여준다.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프로그램은 관객에게 클라리넷이라는 악기의 예술성과 표현력, 가능성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