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리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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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 있는데도 미모가 서 있는 박규리. 그런데 이번엔 옆자리에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뿜뿜하는 녀석이 등장했다. 접시 위 가득 올려진 피자. 보는 것만으로도 혀가 말려들어갈 것처럼 먹고 싶은 ‘화이트 클램 피자’ 같다.
보통 우리가 아는 피자엔 토마토 소스가 기본처럼 따라붙지만, 이 피자는 조금 다르다. 화이트 클램 피자(White Clam Pizza)는 토마토 소스를 과감히 생략하는 대신 마늘 오일과 허브, 올리브오일, 그리고 해산물의 풍미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다.
도우는 전통 이탈리안 화덕 피자처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게 굽는다. 거기에 바지락 속살이 아낌없이 올려져 있다. 마치 조개구이를 도우 위에 정성껏 펼쳐놓은 느낌. 조개살은 겉은 탱탱하고 안은 촉촉하며, 이 조개에서 우러나온 감칠맛이 도우 전체를 촉촉하게 적신다.
그 위엔 파르메산 치즈, 다진 파슬리, 얇게 저민 마늘, 그리고 결정타로 레몬 슬라이스 한 조각이 얹혀 있다. 레몬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이 피자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먹기 직전 살짝 짜주는 것이 핵심. 레몬즙이 조개 특유의 짭조름함과 버터 향을 산뜻하게 정리해주며,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준다.
이 피자는 1930년대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의 ‘Frank Pepe Pizzeria Napoletana’에서 시작된 스타일로, 뉴욕에서도 ‘고급스러운 시푸드 피자’로 평가받는다. 피자의 색이 흰색 계열인 만큼 ‘화이트 피자’라고 불리고, 클램(조개)이 주재료로 들어가 ‘화이트 클램 피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개와 마늘, 올리브오일, 치즈가 만드는 풍미는 소금 한 알 뿌리지 않아도 충분히 짭조름하고 깊다. 여기에 허브가 더해지면 입안에서 지중해 한가운데를 항해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박규리는 피자 좀 먹어 본 사람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이 피자, 뭘 곁들여야 더 맛있을까? 드라이한 화이트와인이 정석이다. 특히 피노 그리지오나 소비뇽 블랑처럼 상큼한 산도를 가진 와인이 조개의 짠맛과 어우러져 미각을 더 맑게 해준다.알콜이 부담스럽다면 레몬 탄산수나 무가당 콤부차도 좋은 대안. 물론 박규리 옆이라면 물도 꿀 탄 맛일 테지만.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