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와 미연이 우정샷 찍은 곳…어디서 봤더라?

츄 SNS

가수 츄와 아이들의 미연이 중국 상하이에서 우정 인증샷을 찍었다. 손을 꼭 잡고 같은 포즈로 몸을 기울인 두 사람 뒤로는, 붉고 보랏빛으로 물든 동방명주가 솟아올라 있다. 이대로 엽서로 만들어도 되겠다는 말이 절로 나올 풍경이었다.

배경으로 등장한 이 낯익은 건물은 상하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바로 ‘동방명주탑(东方明珠塔, Oriental Pearl Tower)’이다.

보랏빛 구슬 두 개, ‘우주 오르골’ 닮은 상하이의 자존심

동방명주는 1995년에 완공된 468m 높이의 초대형 텔레비전 송신탑이다. 상하이 푸둥지구 황푸강변에 위치해 있으며, 건축 당시부터 지금까지 중국을 대표하는 초고층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둥근 보라빛 구체가 두 개, 그리고 11개의 작은 구형 구조물이 위아래로 연결된 이 독특한 디자인은 ‘우주 오르골’이나 ‘외계 신호탑’을 떠올리게 한다. 상하이의 야경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TV 타워로 알려진 이곳은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세 개의 전망대에서는 각기 다른 높이에서 상하이 시내와 황푸강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오후 늦게 방문하면 해질녘 하늘과 탑의 조명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장면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츄와 미연이 포즈를 취한 바로 그 시간대, 해가 막 넘어가는 타이밍이 ‘인생샷’을 남기기에 최적의 순간이기도 하다.

가장 인기 있는 전망대는 지상 259m에 위치한 곳이다. 이 전망대의 특징은 바닥이 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발아래로 상하이의 번화한 거리와 황푸강이 내려다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리 위에 올라서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의 스릴이 느껴진다. 사진 찍기 좋은 스폿으로도 유명하다.

전망대만 있는 건 아니다. 동방명주 내부에는 상하이의 과거와 현재를 전시한 역사박물관이 자리하고 있고, 지상 267m에는 회전 레스토랑도 운영 중이다. 식사를 하면서 천천히 360도로 돌아가는 레스토랑 내부에서 상하이 시내를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어,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없다.

와이탄부터 IFC몰까지, 동방명주 주변은 그냥 ‘상하이 한 스푼’

동방명주 주변을 걷다 보면 걸음을 멈추기 어렵다. 강 건너편에는 ‘와이탄(外滩)’이 있다.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지어진 유럽풍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와이탄은 낮보다는 어둠이 내려앉은 후에 진가를 발휘하는 동네다. 강가를 따라 조명이 반짝이는 밤의 산책은 그 자체로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된다.

조금 더 시선을 위로 돌려보면, 상하이 타워와 진마오 타워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 중 상하이 타워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그 높이는 무려 632m에 달한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전망대 체험은 다른 도시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재미다.

쇼핑이 빠지면 아쉽다. 동방명주 인근에는 IFC몰이 있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부터 트렌디한 로컬 샵까지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 감각적인 공간을 원한다면, 근처에 위치한 ‘스와치 아트피스 호텔’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숙박뿐 아니라 예술 전시까지 함께 운영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노을부터 야경까지, 상하이 하루 코스 추천

동방명주 관광은 오후 4시쯤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 시간에 입장해 투명 유리 바닥에서 사진을 찍고 천천히 구경을 하다 보면 어느덧 해가 기울어간다.

이어지는 저녁은 회전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로 연결되면 금상첨화다. 뷰가 계속 바뀌는 식사 공간에서 코스를 즐기다 보면, 상하이의 스카이라인이 한 장씩 슬라이드처럼 펼쳐진다.

식사 후에는 탑을 나와 와이탄으로 향해보자. 해 질 무렵의 와이탄은 그림 같은 조명이 더해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이어 오후 8시 반쯤에는 황푸강 유람선을 타고 약 50분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크루즈도 챙기자. 마지막으로 IFC몰이나 루프탑 바에서 여운을 마무리하면, 하루 코스로는 부족함이 없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