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지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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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지수가 유럽투어에 앞서 사막을 걸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블랙 시폰 스커트, 햇살을 품은 실버 크롭탑, 검은 볼캡 아래 미소까지 더해지니 조슈아 트리의 하늘은 그 자체로 한 장의 앨범 커버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파리에서 11만 관객과 만나는 ‘데드라인’ 투어를 시작하기 전, 지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서 조용한 프리 콘서트를 펼쳤다. 관객은 오직 햇살과 바람과 나무뿐.

조슈아 트리는 캘리포니아 남동부, 로스앤젤레스에서 차로 약 2~3시간 떨어진 국립공원이다.
모하비 사막과 콜로라도 사막이 맞닿는 이곳은, 지형 자체가 하나의 설치미술처럼 느껴지는 신비한 땅이다. 일직선으로 늘어선 선인장들, 기괴한 형상의 ‘조슈아 트리’, 수십만 년 풍화된 바위와 황량한 평야는 보는 이의 시간감각을 지워버린다.



지수의 사진 속, 풍력 터빈이 도열한 황무지와 붉은 노을이 지는 사막은 마치 웨스 앤더슨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사람의 손길보다 시간의 터치가 더 많은 이곳은 단순히 ‘사진 맛집’이 아니라 ‘삶이 잠시 느려지는 곳’이다. 미국 로컬 여행자들이 왜 이곳을 캠핑과 힐링의 성지로 여기는지, 지수는 짧은 여행으로도 충분히 알았을 듯하다.

캘리포니아답게 이곳의 날씨는 화끈하다.
그래서 조슈아 트리를 가장 아름답게 만나는 계절은 봄(3~4월)과 가을(10~11월)이다. 봄에는 야생화가 사막을 수놓고, 가을엔 선선한 바람과 붉은 노을이 사막 풍경을 완성한다. 여름엔 일몰 시간대가 황금 타임이다.

별을 좋아한다면 조슈아 트리는 무조건 밤까지 있어야 한다.
사막 한복판의 ‘점보 록스(Jumbo Rocks)’ 캠프 사이트나 ‘히든 밸리(Hidden Valley)’는 천문 애호가들 사이에서 성지로 꼽힌다. 불빛 하나 없는 사막에서 올려다보는 밤하늘은 말 그대로 별의 바다다. 인스타그램보다, 아이폰 카메라보다 눈과 마음에 담는 게 정석인 공간.
조슈아 트리는 사막이지만 메마르지 않고, 고요하지만 심심하지 않다.

지수는 그 안에서 바쁘게 달리던 자신의 리듬을 잠시 멈춘 듯했다. 나무들 사이를 걷고, 노을을 바라보고, 셔터를 누르며 사막이라는 공간에 자신의 온도를 남겼다.

그리고 다시 무대 위로 올라섰다.
지수는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블랙핑크의 새 월드투어 ‘데드라인’ 첫 공연에서 11만 관객과 만났다. 이는 2023년 ‘본핑크(BORN PINK)’ 투어 당시보다 2배 늘어난 숫자다. ‘킬 디스 러브’, ‘핑크 베놈’, 그리고 신곡 ‘뛰어’까지 쉴 틈 없는 히트곡 퍼레이드 속에서 지수는 더 화려하고 단단해 보였다. 사막이 주었던 고요함은 무대의 폭풍을 위한 사전준비였을까.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