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를 훔치는 방법”…배우 헤이든 원, 산문집과 사진전으로 전하는 위로

배우이자 작가, 그리고 이제는 사진작가로도 이름을 올린 헤이든 원이 신간 산문집 ‘여유를 훔치는 방법’을 출간했다. 드라마 ‘엄마 친구 아들’, ‘세자가 사라졌다’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그는 코로나 시기 영어를 독학해 할리우드에 진출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 책은 단지 배우의 삶을 엿보는 기록이 아니다.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들에 집중하고, 그 속에서 여유를 찾아내는 한 인간의 사유와 성찰이 고스란히 담겼다. 침대 위, LA행 비행기 안, 일터와 산책길에서 떠오른 생각들을 포착해 글로 옮기며, 그는 “여유는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훔쳐야 한다”고 말한다.

표현은 담백하지만, 문장마다 녹아 있는 그만의 시선은 독자들로 하여금 잊고 지냈던 삶의 감각들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날씨 좋은 날 하늘을 올려다보던 일, 빗소리를 들으며 창가에 앉았던 기억, 평범한 대화 속에서 따뜻함을 느꼈던 순간들을 되살린다.

‘숨, 쉼’, ‘행운 줍기’, ‘비눗방울’, ‘Last dance of Spring’ 같은 글에서는 일상과 자연을 바라보는 그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인다. 그에게 여유는 멈춤이 아닌, 살아 있는 순간에 집중하는 행위다. “세상은 내가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풍경이 된다”는 그의 고백처럼, 이 책은 독자에게도 고요한 충만함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여유를 훔치는 방법’은 정소민, 수호, 윤홍균, 고명환 등 여러 분야 인사들의 추천을 받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윤홍균 작가는 “이 책을 읽으며 ‘휴대폰 수거 바구니’를 집에 놓았고, 하늘을 보며 사진을 찍는 의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 필름 카메라에 담은 여유, 전시로 펼치다

헤이든 원은 이번 책 출간과 함께 첫 번째 사진전도 연다. 8월 13일부터 9월 1일까지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사진 매체 전문 공간 ‘갤러리 룩 인사이드’에서 열린다. 전시회의 타이틀은 ‘여유작작’이다.

전시된 작품은 모두 필름 카메라로 촬영됐다. 그는 “36컷의 선택이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것 같다. 셔터를 누르는 찰나는 일종의 선택이며, 지나가는 모든 순간은 결국 여유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아무것도 아닌 나의 사유가 여유로 보일 때, 그것이 나의 것이 아닌 당신의 것이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전시를 보는 이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자기만의 여유를 찾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