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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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더 이상 안전한 소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최근 공개된 케이(K) 드라마들이 조력 사망, 총기 소지 등 그간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돼왔던 소재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1일 첫 전파를 탄 이보영 주연의 MBC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은 조력 사망이라 불리는 ‘안락사’를 주요 화두로 올렸다. 삶의 마지막을 선택하려는 환자와 그 선택을 돕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을 돕는 행위는 살인인가, 선의인가’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1·2화에서는 ‘3인 이상 의사 소견으로 치료 불가, 견딜 수 없는 신체적 장애 상태, 통증이 그 어떤 약물로도 통제 불가능’이라는 원칙 아래, 환자들의 ‘조력 사망’을 행하기 위한 비밀스러운 팀을 결성하는 응급의학과 의사 우소정의 모습이 담겨 향후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25일 공개된 김남길·김영광의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는 “총기 소지가 통제된 대한민국에 총기가 무작위로 뿌려진다면?”이라는 가정을 극화, 이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을 다뤄 호응을 얻고 있다.

그간 우리 드라마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던 ‘논쟁적 소재’가 잇달아 등장하는 배경에는, 케이(K)드라마의 ‘글로벌화’가 자리하고 있다. 해외 시청자와의 공감 접점을 늘리기 위해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이슈를 중심에 두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트리거’는 총기 합법화 관련 ‘찬반 논쟁’이 뜨거운 미국 등에서 큰 반향을 얻고 있고, 그 여파인 듯 글로벌 평점 플랫폼 로튼토마토에선 만점(100%)을 받기도 했다.

우리 드라마가 국제적 논쟁의 한가운데 뛰어듬으로서 질적 성장까지 가져왔다는 반응도 나온다. 외신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며 케이드라마가 “단순한 감정극을 넘어, 국제적 화두를 ‘사회적 질문’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