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서커스 쿠자(KOOZA) 빅탑 (마스트 인터내셔널 제공)

 태양의서커스 쿠자(KOOZA) 빅탑 (마스트 인터내셔널 제공)



부산 센텀시티가 하루아침에 서커스 마을로 변신했다. 5000평(1만6529제곱미터) 대지 위에 세워진 태양의서커스 ‘쿠자(KOOZA)’의 전설적인 빅탑이 8월 9일 모습을 드러낸 것. 도심의 백화점, 오피스, 주거지 사이에 나타난 이 거대한 구조물은 마치 영화 세트장을 현실에 옮겨놓은 듯한 압도감을 준다. 이번 ‘쿠자’는 아시아 투어 첫 도시로 서울이 아닌 부산을 선택해 더욱 주목받는다.

빅탑은 높이 약 20미터, 지름 약 51미터로 2500석 규모를 자랑한다. 특수 비닐 캔버스로 덮인 이 공간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하나의 ‘이동식 마을’이다. MD와 F&B, 비어가든이 들어선 로비 텐트, 의상실과 분장실, 훈련장과 물리치료실까지 풀세팅된 아티스틱 텐트가 갖춰져 있다. 출연진과 스태프의 심장부인 키친은 하루 세 번, 주 5일 식사를 책임지며 회의실 역할까지 해낸다. 모든 텐트는 냉·난방 시설 완비, 전력·수도·하수도까지 자체 공급한다.



쿠자 팀의 무대 목공·소품 총괄 미트코 흐리스토프는 “100명이 넘는 스태프가 130개 이상의 기둥을 세우고, 1200개 넘는 말뚝으로 빅탑을 지탱했다”고 전했다. 빅탑에는 25미터 높이의 닻 네 개가 있고, 그 위에는 한국·퀘벡·캐나다·태양의서커스 깃발이 나란히 펄럭인다.

‘쿠자’는 언어 장벽 없이 몸짓과 음악으로만 감동을 전하는 무언극 형식이다.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이 찾는 글로벌 관광도시 부산과 찰떡궁합이다. 공연이 끝나면 빅탑은 10월 서울로 옮겨간다.

무대 위에서는 경이로운 아크로바틱과 광대 예술, 개성만점 캐릭터가 관객을 맞이한다. 하이 와이어(High Wire), 티터보드(Teeterboard), 휠 오브 데스(Wheel of Death) 같은 초고난이도 퍼포먼스가 이어져 심장이 쫄깃해지는 순간과 웃음이 번갈아 몰려온다.

벌써부터 네티즌 반응도 뜨겁다. “퇴근길에 빅탑 봤는데, 나도 모르게 ‘와…’ 소리가 나옴”, “사진으로 봐도 크다… 실물 보면 숨 막히겠다” 같은 댓글이 줄줄이 올라온다. 누군가는 “쿠자 보고 나면 평생 다른 서커스 못 볼 듯”이라며 예매를 다짐했고, 또 다른 이는 “쿠자 안 보면 2025년 공연계 반도 못 즐기는 거”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부산 공연은 8월 21일부터 9월 28일까지 이어지며, 9월 19일까지는 민생회복쿠폰으로 NOL 티켓·예스24 티켓 예매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단 한 번뿐인 ‘쿠자’의 빅탑 경험, 놓치면 평생 후회할 수도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