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ㅣ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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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천호진이 두 작품에서 ‘K-아버지’를 소화하며 연기 내공을 입증했다.

천호진은 JTBC 금요시리즈 ‘착한 사나이’에서 박실곤 역, KBS 2TV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에서 이상철 역을 맡아 믿고 보는 연기력을 발휘 중이다. 두 캐릭터 모두 가족을 위해 살아온 가장이라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천호진은 세밀한 감정 표현과 노련한 완급 조절로 각기 다른 색채의 부성을 완성했다.

‘착한 사나이’에서 박실곤은 과거 전국구 건달로 이름을 날렸으나 현재는 조용히 농사에 전념하는 노년의 삶을 살고 있다. 건달 세계로 아들을 밀어 넣었던 과거를 후회하며 말보다 행동으로 마음을 전한다. 차갑지만 밥상 위 고기 반찬으로 애정을 드러내고, 아들의 원망에 깊은 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이 시청자의 마음을 울린다.

사진제공ㅣKBS 2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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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화려한 날들’ 속 이상철은 평생 성실하게 한길만 걸어온 ‘K-아버지’의 전형이다. 33년간 근무한 회사에서 정년퇴직했으나 재취업이 무산되며 가장으로서의 위신이 흔들린다. 아들이 결혼 의사가 없다고 선언하며 세대 간 가치관의 차이도 부각됐다.

천호진은 두 작품을 통해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아버지의 얼굴을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지탱하고 있다. 깊이 있는 부성 연기와 함께 앞으로 전개될 서사에 관심이 쏠린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