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NCA 양극재 누적 판매 30만 톤 돌파

에코프로의 이차전지 사업 초석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제품. 사진제공 ㅣ 에코프로

전기차·ESS 시장 확대에 공급물량 급증 전망

에코프로의 이차전지 사업 초석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가 진화를 거듭하며 국내 배터리 양극소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전동공구와 청소기에 이어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용처가 확대되며 글로벌 시장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에코프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NCA 양극재의 누적 판매량은 약 30만 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약 3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2008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 뒤 2021년까지는 전동공구·전기자전거 등에 약 10만 톤을 공급했으며, 2022년 이후 전기차와 ESS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20만 톤 이상이 추가 판매됐다.

NCA 소재는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대비 에너지 밀도가 20~30% 높지만 제조 공정 난도가 높아 기술 장벽이 컸다. 에코프로는 중대형 배터리 시장 성장 가능성을 일찍이 주목하고, 장비 자체 제작과 기술 내재화를 통해 NCA 기술 고도화에 매진해 왔다.

에코프로의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계기는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전지를 상용화한 일본 소니와의 협력이었다. 2008년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NCA 상용화에 성공한 뒤, 2010~2011년 ‘배터리 저팬’ 전시회에 참여하며 소니와의 접점을 넓혔다.

소니는 충북 오창으로 기술진을 파견해 금속 불순물 제거와 잔류 리튬(기존 1만ppm)을 2000ppm 이하로 낮춰달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다. 에코프로 연구진은 수백 차례 실험 끝에 이 요구를 충족시키며 2013년 소니에 6톤의 양극재를 시험 공급했고, 2015년에는 장기 공급계약으로 이어졌다.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소니가 요구했던 것은 세상에 없던 하이니켈 NCA였다”며 “도전적인 연구개발 끝에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고객 다변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소니와의 협력으로 기술력을 축적한 에코프로는 2013년 이후 전기자전거, 전기차 등 중대형 이차전지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을 확대했다. 특히 삼성SDI 요청에 따라 니켈 함량 90%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 개발에 성공, 2015년부터 본격 공급을 시작했다. 현재는 니켈 95% 비중의 차세대 NCA 제품까지 개발 중이다.

양사 협력은 2021년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 설립으로 이어졌으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NCA 양극재는 전량 삼성SDI에 납품된다. 최근 ESS 시장 확대로 에코프로의 ESS용 양극재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에코프로의 NCA 개발 역사는 곧 도전과 혁신의 기록”이라며 “배터리 종주국인 일본과의 기술협력을 발판 삼아 국산화에 성공한 만큼, ESS를 비롯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시장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포항 ㅣ권영준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권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