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놀러 온 외국인들이 제일 먼저 부딪히는 벽, 바로 ‘버스 어떻게 타지?’였다. 표 끊는 법부터 어디로 가야 하는지까지, 여행지 도착하기도 전에 머리 아픈 문제였다. 그런데 이번에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영상이 이 모든 걸 깔끔하게 해결했다. 이름하여 ‘제주 버스 이용정보’ 영상이다.

지난해 제주 버스에 QR 간편결제가 도입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대중교통 이용은 눈에 띄게 늘었다. 이제는 교통카드 없어도 휴대폰 하나로 바로 결제 가능하니, 여행객 입장에서는 진입장벽이 훅 낮아진 셈이다. 여기에 더해 이번엔 영상까지 나오면서 ‘이 정도면 교통 풀패키지 지원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영상은 총 12편으로 구성됐다. 앞부분에는 외국인들이 꼭 알아야 할 ‘버스 생존 꿀팁’이 담겨 있다. 환승 방법, 휴대폰 QR 결제, 버스 예절, 좌석 색상의 의미(노란색·분홍색), 무료 와이파이, 빨간색 급행버스 정보까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중간에는 공항에서 서귀포 가는 가장 빠른 노선, 서쪽 해안도로 타고 가는 길, 버스타고 한라산 오르는 법 같은 여행 코스 가이드도 포함됐다. 후반부에는 서귀포 원도심, 성산일출봉 이동 루트, 동쪽 해안도로 일주 같은 깊은 코스까지 안내한다. 사실상 ‘버스만 타면 제주가 다 보인다’는 말이 딱 맞는 구성이 됐다.


특히 이번 영상의 포인트는 제작 과정이다. 제주한라대학교 방송영상학과 학생들과 협업해 만들어졌다는 점이 흥미롭다. 대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버스 노선을 중심으로, 또래 여행자들이 좋아할 만한 핫플과 포인트를 담아내서 젊은 감성이 확 살아난다. 쉽게 말해, ‘진짜 타보니까 이렇게 하세요’ 버전의 리얼 꿀팁 영상인 셈이다.

영상은 제주관광공사 공식 SNS 채널인 비짓제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크롤 내리다 보면 ‘아, 나 이거 진작 알았으면 더 편했을 텐데’ 싶은 정보들이 숨어 있으니 놓치지 말길.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도 “도내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연출·편집이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영상이 나왔다”며 “처음 제주를 찾은 외국인들도 이 영상을 통해 버스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제주 초행 내국인들도 ‘저 영상 한번 보고 갈까?’ 싶을 정도다. 이제 제주 여행의 필수품은 지도 앱, 날씨 앱, 그리고 ‘제주 버스 영상’이 아닐까 싶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