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업 100·스쿼트 100·러닝 10km” 사이타마 따라하다 현실 원펀맨 된 남자

리솽융 SNS 화면캡처

★한줄요약 : 바닥 인생, 1000일 훈련으로 다시 일어서다

중국 산둥성 시골 청년 리솽융은 인생이 바닥이었다. 물고기 키우던 양식장은 망했고, 빚만 남은 결혼 생활도 끝났다. 스스로를 ‘인생 루저’라 불렀던 그는 매일 허공만 보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런데 어느 날 TV 에서 ‘원펀맨’을 본 순간, 그의 눈빛이 달라졌다. 사이타마가 한 달도 아니고 무려 3년간 ‘100 푸시업, 100 윗몸, 100 스쿼트, 10km 러닝’을 매일 반복해서 세계 최강이 된다는 설정. 리솽융은 “어차피 망가진 인생, 따라해보자”는 심정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물론 시작은 지옥이었다. 푸시업 몇 개만 해도 팔이 덜덜 떨렸고, 2km만 달려도 기절 직전이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 대신 폰을 꺼냈다. 하루하루 훈련 영상을 찍어 올리며, 스스로를 벼랑 끝에 세웠다.

처음엔 조회수 ‘0’ 행진. 동네 사람들조차 “쟤 금방 그만두겠지”라며 비웃었다. 그러나 시간이 쌓이고, 근육도 쌓였다. 팔뚝은 두꺼워지고, 러닝은 10km가 가벼워졌다. 급기야 100km 러닝까지 찍어내자, 팔로워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대만 팬들은 그의 달리기를 스크린에 띄워놓고 단체로 따라 달릴 정도였다.

1000일째 되는 날, 그는 삭발을 하고 노란 슈퍼히어로 옷을 입고 나타났다. 이미 2만km를 달렸고, 푸시업·스쿼트·윗몸 일으키기는 “숫자 세는 게 의미 없다”는 수준이었다. 누가 봐도 현실판 사이타마였다.

현재 그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1년 내내 매일 마라톤을 뛰어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것. 하지만 그는 동시에 “내 훈련은 아무나 따라 하면 큰일 난다”며 팬들에게 경고도 잊지 않았다.

놀랍게도 ‘원펀맨’의 원작자 원(ONE)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당신의 의지력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랍다. 축하한다.” 일본 만화가 중국 시골 청년의 인생을 바꿔놓은 것이다.

리솽융은 ‘인생 폭망남’에서 ‘근전설 스타’로 레벨업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물고기를 키우지 않는다. 대신 수많은 루저들을 위해 ‘동기부여’라는 거대한 물결을 키워내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