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부른다’는 고백, 신델라의 음악 철학
산타체칠리아 2년 만에 졸업한 유학 여정
새벽기도와 감사로 이어온 무대 밖 이야기
발성이 아닌 삶의 템포를 전하는 고백서
산타체칠리아 2년 만에 졸업한 유학 여정
새벽기도와 감사로 이어온 무대 밖 이야기
발성이 아닌 삶의 템포를 전하는 고백서
가나북스에서 소프라노 신델라의 책이 나왔다. 제목은 ‘하나님은 그냥 하나님이에요’.
놀라울 만큼 담백한 제목이지만, 책을 펼치면 성악가 신델라의 인생이 레가토처럼 이어진다. 숨 고르기, 공명, 테크닉에 관한 설명을 찾는 독자에겐 미안하지만 이 책의 콘셉트는 따로 있다. 바로 ‘감사 고백서’. 신델라는 무대에서 노래하듯 신앙과 음악, 일상과 사명을 한 호흡으로 적었다.
● ‘그냥 부르는데요’가 말해주는 것
신델라의 출발점은 남달랐다. KBS 어린이 합창단에서 시작해 어린이 동요대회 대상, MBC 창작동요제 대상까지 어린 시절의 거실을 트로피로 채웠다. 예원중·서울예고·서울대 성악과를 수석으로 입학과 졸업한 뒤,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 5년 과정을 단 2년 만에 마쳤다. ‘월반의 박자감’이라는 표현이 절묘하게 들어맞는다.이쯤 되면 질문이 따라온다. “델라, 너는 노래를 어떻게 부르니?” 신델라의 대답은 간단하다. “그냥 부르는데요.” 교수는 당황했고, 선배들은 웃었지만, 사실 이 심플한 한마디가 신델라 음악 세계의 핵심이다. 과시보다 감사, 계산보다 진심어린 고백. 전주가 흐르면 노래하고, 길이 열리면 걸어가고, 문이 닫히면 기도한다.
책은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1부와 2부에는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의 장면들이 사진앨범처럼 담겼다. ‘여호와 이레’, ‘하나님의 관점에서의 합격과 불합격’ 같은 챕터 제목만 봐도 분위기를 알 수 있다. 3부와 4부는 대학과 로마 유학기, 오페라 ‘사랑의 묘약’ 아디나 데뷔, ‘007작전’ 같았던 입시 준비, 산타체칠리아 졸업까지의 과정이 펼쳐진다. 이어 5부와 6부에서는 홀로서기, 팀 빌딩, 그리고 찬양과 콘서트로 이어지는 지금의 신델라가 완성된다. ‘찬송으로 드리는 고백’, ‘만남의 축복’, ‘국립극장’ 등의 키워드 하나하나가 무대 조명처럼 빛난다.
● 무대 밖에서도 이어진 감사의 레가토
책의 흥미로운 지점은 꾸밈없는 자기 서술법이다. 신델라는 스스로를 ‘세상에 나기 전부터 준비된 성악가’라 포장하지 않는다. 대신 외가 4대, 친가 3대의 기도, 부모의 교육, 그리고 본인이 지켜온 새벽기도 루틴을 ‘기본’이라 부른다. 이 ‘기본’은 유학 시절에도 변함없었다. 새벽마다 예배로 하루를 시작했고, 귀국하는 날까지 이어졌다.무대 밖에서도 감사의 장면은 계속된다. ‘새신자초청’ 단독콘서트에서는 초청자 1000명 중 860명이 결신하는 기록을 남겼다. 흔한 성과 보고가 아니라 감사의 고백으로 적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결은 다르다. 읽다 보면 콘서트 리포트가 아니라 감사 플레이리스트를 듣는 기분이 든다.
경력 또한 화려하다. 음악저널 콩쿠르 성악·기악 전체 대상, 난파콩쿠르 1등, 서울심포니 오케스트라 콩쿠르 1등. 대한민국 음악대상 크로스오버 부문 대상, 미국 뉴저지 주의회 상원·하원의원상까지 수상 이력이 이어진다. OST·뮤지컬·라디오·음반·대학 강의실로 이어지는 활동 반경도 폭넓다. 하지만 신델라의 책은 이런 화려한 이력보다 ‘감사로 살아온 태도’를 더 크게 조명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자기 고백이다. “노래, 그냥 부르는데요”라는 말은 겸손이 아니라 훈련된 본능의 표현. 하루를 여는 새벽기도가 호흡을 잡아주고, 감사가 공명을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발성 교본이 아니라 ‘삶의 템포 교본’이라 할 만하다.
책 속에는 소품처럼 반짝이는 장면들도 많다. 대학교 2학년의 오페라 주연 데뷔, 병원과 교회를 오가던 입시 준비, 로마에서의 작은 기적들, 음반 제작자와 작사가로서의 도전, 팀 ‘델라벨라’의 결성까지. 각 장의 마지막에는 늘 감사의 문장이 남았다. 의기양양하고 화려한 트럼펫의 고음이 아니라, 잘 튜닝된 첼로처럼 묵직하고 ‘틀림없는’ 한줄이다.
이 책의 힘은 일관성에서 나온다. ‘감사 고백서’라는 표현은 홍보 문구가 아니라 신델라 인생의 운영체제를 설명해준다. ‘새벽기도’, ‘결신’, ‘사명’ 같은 단어들이 종교적 의미를 넘어 일상의 리듬을 세팅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제목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하나님은 그냥 하나님이에요’. 그 담백한 고백이 하루의 음정이 되고, 독자에게는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화음이 된다. 신델라는, 그냥 신델라가 아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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