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에서 구입해 집에서 직접 조리한 꽃게찜. 한 박스면 4인 가족이 맛있는 게찜을 실컷 먹을 수 있다. 양형모 기자

침묵의 만찬, 꽃게찜 앞에서 말이 막히는 순간
가을 햇꽃게, 10년 만에 돌아온 가격 축제
봄엔 알, 가을엔 살…제철 꽃게의 두 얼굴
게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일본 만화 ‘심야식당’에서 게를 먹는 장면이다. 손님 중 누군가가 게를 가져왔고, ‘마스터’라 불리는 주인이 게를 삶아 내놓자 모두들 게를 먹기 시작한다. 아무 말도 없이, 오직 게 껍질 뜯는 소리만 들리는 침묵의 만찬. 그렇다. 화가 난 와이프 앞과 맛있는 게 앞에서는 말이 필요없다.가을 햇꽃게, 10년 만에 돌아온 가격 축제
봄엔 알, 가을엔 살…제철 꽃게의 두 얼굴
우리가 다시 침묵해야 할 시즌이 왔다. 바야흐로 가을 햇꽃게 철이다. 올해는 특히 반가운 소식이 더해졌다. 서해안 꽃게 금어기가 풀리자마자 대형마트와 온라인몰들이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며 소비자에게 10년 만의 최저가를 선물한 것.
이마트는 ‘10년 최저가’를 내세우며 신세계포인트 적립 고객에게 100g당 760원에 햇꽃게를 내놨다. 2015년 이후로 가장 낮은 가격이다. 23~24일 이틀간은 특별 행사로 741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마트가 이런 가격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약 50척의 선박과 직거래 네트워크가 있다. 수산물 산지 바이어가 격포와 신진도에 상주하면서 직접 조업 상황을 확인하고, 선별·포장 과정을 챙기며 유통 단계를 줄였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도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빙장 보관 방식을 활용한 ‘빙장 햇꽃게’를 100g당 780원에 내놓으며 장바구니 부담을 줄였다. 온라인몰에서는 ‘냉수마찰 기절꽃게’라는 독특한 상품도 준비했는데, 이는 꽃게를 낮은 수온에서 기절시킨 후 톱밥 포장으로 보관하는 방식이다. 산지 직송 체계 덕분에 신선도가 유지돼, 소비자들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싱싱함을 즐길 수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첫 어획한 햇꽃게를 100g당 992원에 판다. 행사카드 결제 시 적용되는 가격인데, 조업 직후 5도 이하 냉수에 꽃게를 담가 기절시킨 뒤 모래톱 같은 환경에서 보관하는 방식으로 신선도를 높였다. 부안 격포항, 태안 신진도항 등 꽃게 주산지와 직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공급망도 확보했다.

서울 은평구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은평점 수산 매장에서 고객들이 햇꽃게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마트

그렇다면, 어떤 꽃게가 좋은 꽃게일까. 전문가들은 눈이 검으면서 맑고, 다리가 힘차게 움직이며, 껍질이 단단하고 윤기가 나는 게를 고르라고 귀띔한다. 껍질이 노란 꽃게를 기피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사실 이는 속칭 ‘묵은 게’로 살이 더 차 있다고 한다. 톱밥에 담긴 활꽃게는 살아있을 확률이 높아 선호도가 높고, 얼음에 담긴 꽃게는 손질이 간편해 인기가 있다.
봄 꽃게와 가을 꽃게도 다르다. 봄에는 알이 꽉 찬 암꽃게가 제철이라 고소하고 풍부한 맛을 낸다. 반면 가을은 살이 단단히 찬 수꽃게가 주인공이다. 특히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는 꽃게가 겨울나기를 앞두고 살을 가득 채워 최고의 풍미를 자랑한다. 봄 꽃게가 ‘내장파’라면 가을 꽃게는 ‘살파’다.
꽃게찜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손질한 꽃게를 찜통에 넣고 쪄낸 뒤, 간장·마늘·고춧가루를 섞은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어진다. 양파와 감자, 대파를 곁들여 국물까지 즐기면 금상첨화. 게딱지에 뜨거운 밥을 비비는 순간, 오늘 하루 피로가 게딱지 속으로 흡수되는 기분이다.
애주가라면 술을 빼놓을 수 없다. 소주도 좋고, 막걸리와의 조합도 환상적이다. 와인을 좋아한다면 샤르도네 같은 바디감 있는 화이트 와인도 괜찮다.
올 가을은 ‘꽃게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유통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넓어지고, 어민들에게는 판로가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오늘 저녁은 가을 햇꽃게찜이다. 식탁 위에선 말 없는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걱정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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