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유력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언론과 평단은 작품성, 관객 반응, 신선도 등에서 ‘최고 후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유력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언론과 평단은 작품성, 관객 반응, 신선도 등에서 ‘최고 후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 수상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쟁 부문 진출작 21편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공개되며 ‘반환점’을 통과한 가운데 국내외 언론은 물론, 평단은 ‘어쩔수가없다’를 앞서는 작품은 없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더 타임스는 박찬욱의 다크 코미디가 관객들의 ‘최애작’으로 꼽히고 있다며 ‘수상 가능성’을 점쳤고, 워싱턴 포스트는 평단 극찬, 기립 박수,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라는 ‘삼박자’가 어우러진 가장 뚜렷한 화제작이라고 ‘어쩔수가없다’를 치켜세웠다.

그런가 하면 전세계 시네 필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각종 영화 전문 사이트(더 씨네 그룹, 네일 영스 필름 라운지 등)들은 ‘어쩔수가없다’를 노골적으로 황금사자상 1순위 후보로 언급하고 있다.

평단과 미디어, 현지 반응 등을 종합하면 ‘어쩔수가없다’는 현시점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을 유력한 원톱 또는 공동 선두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사진제공 | CJ ENM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사진제공 | CJ ENM


가장 강력한 맞수는 ‘어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다. ‘제로 다크 서티’를 연출한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이 영화는 핵 전쟁 발발에 직면한 ‘20분’을 다층적 시점에서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외신들은 군사적 정밀도를 초 단위로 구현한 서스펜스라며 넷플릭스 배급작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영화제 시작에 앞서 ‘어쩔수가없다’의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됐던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부고니아’와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 노아 바움백의 ‘제이 켈리’는 그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와 맞물려 황금사자상보다 감독상이나 심사위원대상 등으로 분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크호스도 존재한다. 튀니지 출신 카우테르 벤 하니아 감독의 ‘힌드 라잡의 목소리’가 그 것. 2024년 가자지구 전쟁 당시 이스라엘 탱크 공격을 피해 구조 요청을 한 6세 팔레스타인 소녀 힌드 라잡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실제 녹취록을 포함한 다큐멘터리적 요소에 영화적 재현을 결합한 형식으로 평단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감독 알렉산더 페인은 “영화는 세상을 바꾸진 못해도 기록한다”라며 현실 반영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세계인이 당면한 국제 위기를 다룬 ‘힌드 라잡’과 ‘다이너마이트’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금사자상의 향배는 한국 시간 7일 오전 4시 30분 폐막식에서 결정난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