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뮤지컬 팬들이 “이건 사랑 고백 아닌가요?”라며 울고 웃게 만들었던 작품,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이번엔 10주년 기념 공연이라는 타이틀로 돌아온다. 토니상을 휩쓴 이 명작은 아무래도 ‘어쩌면’ 해피엔딩에 만족하지 못하는 듯. 이번에 기어이 ‘확실한 해피엔딩’을 봐야 할 모양이다.

10월 30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막이 오르는 이번 공연은 초연부터 함께한 전설의 캐스트와 돌아온 배우들, 그리고 새 얼굴까지 총출동한다. 이름만 들어도 ‘뮤덕’ 심장 박동수 급상승하는 라인업이다. 김재범, 전미도, 최수진, 고훈정이 ‘특별 출연’으로 무대를 빛내고, 신성민, 전성우, 박지연, 박진주, 이시안이 반가운 컴백을 알렸다. 여기에 정휘, 방민아, 박세훈이 새롭게 합류해 무대는 말 그대로 ‘신·구 조합’의 끝판왕이 될 전망이다.

초연의 올리버였던 김재범은 “이야기가 주는 울림, 그리고 그 이야기를 완성하는 음악”을 최고의 매력으로 꼽았고, 전미도는 “애정하는 작품과 또 함께할 수 있는 것만큼 배우로서 기쁜 일이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수진은 “누구나 공감할 힘이 있는 드라마의 감동을 다시 한번 나누고 싶다”고 전했고, 고훈정은 “어햎의 추억을 다시 만들고 싶다”며 관객 사랑을 드러냈다. 팬들은 피켓팅을 앞두고 마우스 앞에서 손목을 풀고 있다.

돌아온 배우들의 존재감도 무시 못 한다. 전성우와 신성민이 각각 올리버의 섬세함을, 박지연과 박진주는 클레어의 매력을, 이시안은 제임스로 극의 기둥을 다시 세운다. 여기에 ‘신상’ 멤버 정휘, 방민아, 박세훈이 더해져 “케미 폭발 10주년판”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규모도 커졌다. 350석에서 550석으로 확장된 극장은 한층 넓어진 무대에서 올리버와 클레어의 이야기를 더 깊이 담아낼 예정이다. 연출가 손지은은 “공간의 변화에 따라 무대를 더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고, 프로듀서 한경숙은 “초심으로 돌아가 작품의 본질에 집중해 특별한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이미 ‘스테디셀러’라는 말을 넘어선 존재다. 매 시즌 평균 평점 9.8점, 객석 점유율 90%를 찍었고, 국내 시상식부터 토니 어워즈까지 휩쓸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윌휴 콤비는 “이렇게 오래 공연이 이어진 건 작은 기적 같다”며 “관객에게 감사하고, 새롭게 만날 분들에게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10년의 시간 동안 관객과 울고 웃었던 이야기가 다시 펼쳐질 무대. ‘어쩌면 해피엔딩’ 10주년 기념 공연은 10월 30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이어진다. 이제 남은 건 단 하나, 예매창에서 손가락이 얼마나 빠른가 하는 것뿐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