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끼 뜻 이어…” 故 오요안나 모친, MBC 앞 단식 농성 돌입

故 오요안나 소셜 캡처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의 1주기를 앞두고 어머니 장연미 씨가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장 씨는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쌍하게 죽은 내 새끼의 뜻을 이어 단식을 시작한다”며 “요안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방송 미디어 산업의 수많은 청년이 고통받고 있었다. 억울함을 풀고 떳떳한 엄마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름 엔딩크레딧’ 등을 비롯한 42개 시민단체가 함께 주최했다. 이들은 MBC 사장의 공식 사과와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 등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15일 고인의 1주기를 맞아 같은 장소에서 추모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인은 2021년 MBC 기상캐스터로 입사했으나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이후 유족이 발견한 유서에는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5월 특별근로감독 결과에서 오요안나가 괴롭힘을 당한 사실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프리랜서 신분이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은 적용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MBC는 조사 결과에 따라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A씨와의 계약을 해지했지만 다른 이들과는 재계약을 체결했다. 유족은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