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 아이콘’ 여에스더를 무너뜨린 우울증과 무쾌락증…기쁨도 슬픔도 사라졌다

홍혜걸·여에스더 부부

‘긍정의 아이콘’, ‘강철 멘탈의 소유자’로 여겨졌던 가정의학과 전문의 여에스더가 사실은 심각한 우울증과 무쾌락증(Anhedonia·안헤도니아)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늘 밝게 웃으며 방송에 등장하던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기쁨도 슬픔도 느껴지지 않는 공허 속에 갇혀 있다는 소식에 대중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의학전문기자 출신 방송인 홍혜걸은 지난 7일 SNS를 통해 아내 여에스더의 근황을 공개했다. 그는 “간단한 한 줄 답장조차 힘든 의무가 되어 괴로워한다”며 “방송에 잠깐 나오는 건 회사와 직원을 위한 최소한의 업무일 뿐, 이후에는 일주일 내내 방에서 잠옷 차림으로 누워 지낸다”고 전했다. 이어 “보통 사람들이 여행, 쇼핑, 맛집에서 느끼는 즐거움도 전혀 없다. 아들과 며느리와의 식사 약속조차 직전 취소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신의학에서 ‘무쾌락증’은 우울증의 주요 진단 기준 중 하나다. 음악, 영화, 운동, 식사 등 평소 즐거움을 주던 활동에서도 기쁨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의욕이 없는 수준을 넘어 삶 자체에서 보람이나 만족을 잃게 된다. 중증 우울증 환자에게 흔히 동반되는 증상이다. 기쁨뿐 아니라 슬픔조차 무뎌져 감정 자체가 희미해지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고통을 안긴다.

여에스더는 이미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난치성 우울증을 고백한 바 있다. 그는 “FDA에서 공인된 치료법은 모두 시도해봤고, 약물도 거의 다 사용해봤다”며 전기경련치료(ECT)를 28차례 받았음을 밝혔다. 최근에는 새로운 약물 부작용으로 체중이 급격히 줄며, 신체적 어려움까지 겹쳤다고 전했다.

늘 강한 에너지로 대중에게 긍정과 위로를 건네던 여에스더의 현실 고백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누리꾼들은 “겉으로 웃는 사람일수록 속은 더 힘들 수 있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병임을 다시 느낀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힘이 되어주셨던 만큼, 이제는 우리가 응원할 차례”라며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