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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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넷플릭스는 강력한 ‘여성 페어’가 이끈다.

넷플릭스가 두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투톱’ 주연 시리즈로 하반기 라인업을 꽉 채웠다. 각 시리즈의 장르와 설정은 다양하지만, ‘두 여성의 연대와 관계성’을 이야기의 핵심 축으로 삼는 공통점을 지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시대의 야만’에 당당히 맞선 두 여배우의 이야기를 그린 ‘애마’가 선두에 섰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애마’는 1980년대를 풍미한 성인 영화 ‘애마 부인’의 탄생 과정을 그리면서도 여성 캐릭터를 ‘성적 소비의 대상’이 아닌 ‘연대의 주체’로 조명해 화제를 모았다. 

주연한 이하늬와 방효린은 각각 톱스타와 신인 배우로 분해 처음에는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점차 시대의 편견과 억압에 맞서는 동료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이러한 두 배우의 관계 변화가 서사의 중심을 이루면서 여성 시청자들로부터 “원작의 이미지를 뒤집은 작품”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김고은·박지현 주연의 ‘은중과 상연’이 오는 12일 배턴을 이어받는다. 제목 그대로 은중과 상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여성의 수십 년간에 걸친 우정을 깊이있게 다룬다. 두 친구가 서로에게 느끼는 질투와 동경, 열등감, 애증이 얽힌 복잡한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로 하여금 자신의 우정과 추억을 떠올리게 할 작품이다.

은중을 연기한 김고은 역시 캐릭터에 깊이 몰입한 듯, 제작발표회에서 박지현이 연기한 상연에 대해 언급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나의 상연은 눈물버튼이 됐다”라며 “그래서 이번 작품이 내겐 너무나 소중하다”고도 말했다.

김고은은 12월, 전도연과 함께한 스릴러 ‘자백의 대가’에선 또 다른 관계성을 선보인다. 남편 살해 혐의를 벗고 무죄를 증명하려는 여성과 그녀에게 접근해 사건의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미스터리한 여성이 얽히면서 펼쳐지는 ‘진실 추적극’으로, 강렬한 심리전과 반전도 예고한다. 김고은과 전도연이 2015년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이후 10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끄는 드라마다.

이에 앞서 11월 7일 공개하는 전소니·이유미 주연의 ‘당신의 죽였다’는 폭력에 맞서는 두 여성의 피말리는 연대를 담는다.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를 원작으로,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편 살해를 계획하는 여성과 이를 돕는 친구의 이야기를 스릴러로 풀어냈다. 서로의 운명을 걸고 벌이는 치밀한 공모와 그로 인한 긴장감이 극의 중심을 이룬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