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얼굴’ 스틸·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 포스터,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에스엔코

영화 ‘얼굴’ 스틸·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 포스터,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에스엔코


박정민이 ‘출판인’의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본업인 ‘배우’로 대중과 만난다. 상반기 직접 설립한 출판사 ‘무제’의 대표로 활발히 활동했던 그가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며 연기자로서 존재감 과시에 나선다.

먼저 선보일 작품은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얼굴’이다. ‘얼굴’은 그간 넷플릭스 작품에 주력했던 연상호 감독이 6년 만에 극장에서 선보이는 영화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얼굴’은 앞을 보지 못하는 전각(도장) 장인의 아들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 발견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박정민은 권해효가 연기하는 전각 장인의 젊은 시절과 그의 아들 역을 모두 소화하는 1인 2역에 도전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기록될 1인 2역 연기는 박정민이 연상호 감독에게 직접 제안해 성사됐다. 이에 대해 박정민은 “아들이 파헤치려는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아들을 연기하는 배우가 직접 연기해 관객에게 이상하고 오묘한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얼굴’ 1인 2역 스틸,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얼굴’ 1인 2역 스틸,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박정민이 ‘시각 장애인’을 연기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박정민은 앞서 ‘듣는 소설’을 표방한 오디오북 ‘첫 여름, 완주’(김금희 작가)를 출간하며 “시각장애인인 아버지를 위한 선택”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와 맞물려 캐릭터의 내면적 고립과 요동치는 감정, 시각장애인이 겪는 거리감 등을 ‘연기’로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연 감독은 박정민이 전각 기술을 직접 배우는 등 캐릭터에 대한 강한 열의를 보였다며 “배우가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연기하며 영화를 몰입감 있게 완성했다”고 격찬했다.  

영화에 이어 박정민은 12월 2일 개막하는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를 통해 오랜만에 무대 복귀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가 무대에 서는 건 2017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8년 만이다.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제작됐던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를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화물선 사고를 당해 구명보트로 태평양을 표류하게 된 소년 파이가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뱅골호랑이와 227일간 함께 한 생존기를 그린다. 박정민은 박강현과 함께 주인공 파이 역으로 번갈아가며 무대에 선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