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 이정현이 13일 일본 홋카이도종합체육센터에서 열린 2025 레반가 컵 첫 경기 알티리 지바전 도중 자유투를 던지고 있다. 2024~2025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DB로 이적한 이정현은 팀의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사진제공|점프볼

원주 DB 이정현이 13일 일본 홋카이도종합체육센터에서 열린 2025 레반가 컵 첫 경기 알티리 지바전 도중 자유투를 던지고 있다. 2024~2025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DB로 이적한 이정현은 팀의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사진제공|점프볼


“새 팀에서 재미있게 농구하고 있습니다.”

원주 DB 베테랑 가드 이정현(38·191㎝)은 2024~2025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해 새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기간 2년, 첫 시즌 보수 총액 4억 원에 사인했다. 이상범 감독 시절 DB에서 FA 영입 제안을 받았으나 다른 선택을 했고, 8년이 지나 그는 결국 녹색 유니폼을 입었다. 이정현은 “인연이 그렇게 됐다. 막상 와보니 운동 여건은 최상”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적 직후 주장도 맡았다. 자신의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할 뿐 아니라 주전 가드 이선 알바노의 보담을 덜어줘야 하고, 후배들도 이끌어야 한다. 1인 다역을 하고 있는 이정현은 일본 전지훈련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정현은 14일 “새 팀에 와서 재미있게 농구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편하게 해주고, 후배들과도 잘 지내면서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효근이, (강)상재는 대표팀부터 함께 했고, (서)민수, (최)성원 등 중간 선수들이 잘 해준다. 다른 후배들도 잘 따라준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팀을 먼저 생각하고 있지만 개인 경기력 회복도 신경을 쓴다. 서울 삼성 시절엔 자신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고, 결국 이적을 선택했다. 이정현은 “몸을 계속 끌어올리는 중이다.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 내가 할 부분만 잘 하면 된다. 삼성 시절보다는 더 간결하게 농구를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장 집중하는 포인트는 도우미 역할이다. “알바노가 잘 안 될때 내가 경기를 풀어내는 역할을 좀 하면 될 것 같다”는 이정현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잘 잡아주는 등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잘 하면 내가 많이 안 뛰어도 충분히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경기력 이외에 이정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합과 소통’이다. 주장에 선임된 이후 김주성 감독에게 주문을 받은 부분 중 하나다. 그는 “단합하고, 희생하는 팀 문화를 만들는 게 내 역할”이라며 “선수들과 많이 얘기한다. 고참부터 막내까지 하고 싶은 말을 다 터놓고 한다. 최대한 좋게 팀 분위기를 가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나이 되면 사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며 웃은 그는 “건강하게,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고, 연봉 값을 해야 한다”고만 했다. 그가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목표는 팀 성적이다. 6강, 4강 등 플레이오프에 나가 DB가 좋은 팀이라는 걸 증명하려 한다. 이정현은 “개인 목표보다 팀적으로 최선을 다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야 나도 얻는 게 있을 것 같다”고 높은 곳을 바라봤다.



삿포로(일본)|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