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3 20 xDrive M Sport Pro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제된 스티어링 감각, 정숙한 실내 NVH 성능을 앞세워 고급 SUV다운 주행 감성을 완성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BMW X3 20 xDrive M Sport Pro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제된 스티어링 감각, 정숙한 실내 NVH 성능을 앞세워 고급 SUV다운 주행 감성을 완성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BMW X3가 달라졌다. 이전까지 ‘달리는 즐거움이 살아있는 SUV’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X3는, 4세대 완전변경을 거치며 방향을 틀었다. 전장과 전폭은 키우되 전고는 낮췄고, 내연기관 중심 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감각과 정제된 질감을 더했다. 겉보기엔 단정하고 조용하지만, 곳곳에 BMW다운 정교한 설계가 숨어 있다. 시승한 모델은 ‘X3 20 xDrive M Sport Pro’.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1.6kg·m의 2.0ℓ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8단 자동변속기와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리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5초 만에 도달한다. 복합연비는 10.9km/ℓ. 스펙 자체는 자극적이지 않지만, 실제 주행에서 보여준 밀도는 오히려 그 이상의 설득력을 가진다.

● 낮고 넓어진 자세, 단단하게 다듬어진 감각
신형 X3의 차체는 전장 4755mm, 전폭 1920mm, 전고 1660mm. 이전 모델 대비 더 길고 넓어졌지만 낮아졌다. 휠베이스는 2865mm로 동일하며, 전후 오버행을 줄이고 측면 비율을 정리해 무게중심이 시각적으로도 안정돼 보인다.

실제 운전석에 앉으면 이전 세대보다 차체가 낮고 탄탄하게 느껴진다. 승차감도 확실하게 진일보했다. 급격한 조향 시 차체 의 좌우 롤은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노면과의 접지감도 매끄럽게 이어진다. 전륜 255mm, 후륜 285mm 사이즈의 20인치 타이어는 승차감과 코너링 성능 모두에서 중심을 잡아준다.
출력은 190마력에 불과하지만, 일상에서 그 이상의 부족함은 없다. 고회전 영역까지 끌어올리며 몰아붙이는 스타일보다는, 낮은 회전수에서도 매끄럽고 꾸준한 출력을 뽑아낸다. 고속 주행에서도 사운드나 진동에 거슬림이 없고, 사륜구동의 개입은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다.

신형 X3 실내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앰비언트 라이트 바를 적용해 고급감과 몰입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신형 X3 실내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앰비언트 라이트 바를 적용해 고급감과 몰입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 물리 버튼 줄이고, 감성 품질은 더했다
실내는 새로운 iDrive 9 운영체제를 중심으로 재구성됐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는 커브드 형태로 연결되고, 공조 제어와 주요 기능은 터치 방식으로 통합됐다. 물리 버튼은 줄었지만 사용성은 깔끔하게 유지된다.

기어 셀렉터는 컴팩트한 전자식으로 바뀌었고, 센터 콘솔과 도어 트림, 대시보드는 고급 비건 가죽과 패브릭을 혼합해 정제된 촉감을 만든다. 간접 조명은 수평 라인 형태로 대시보드 전체를 감싸며 실내 분위기를 조율한다.

2열은 성인 남성 탑승에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여유롭다. 시트 리클라이닝 기능도 포함되며, 트렁크 용량은 기본 570ℓ에서 최대 1700ℓ까지 확장 가능하다. 실용성과 감성 품질, 주행 안전성의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룬다. 신형 X3는 출력 경쟁에서 물러난 대신, 완성도와 균형감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증명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