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운전자의 일반적이지 않은 가속 상황에 능동 대처하는 첨단 안전 보조 기술 적용으로 안전운전 지원을 강화한다. 브레이크 시스템 이미지. 사진제공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전자의 일반적이지 않은 가속 상황에 능동 대처하는 첨단 안전 보조 기술 적용으로 안전운전 지원을 강화한다. 브레이크 시스템 이미지. 사진제공 |현대차


고도화된 전자제어 기술로 무장한 현대자동차그룹이 브레이크 시스템의 기계적 신뢰성을 넘어 운전자의 오조작까지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안전 보조 기술을 선보였다. 일반적인 제동 원리에 더해, 페달 오조작과 같은 비정상 상황까지 감지하고 개입함으로써 전기차 시대에 걸맞은 이중 안전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 오작동까지 잡아내는 똑똑한 브레이크
현대차그룹은 차량 제동 장치의 작동 원리를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진공 부스터를 통해 힘이 증폭되고, 마스터 실린더를 거쳐 유압으로 전환된 뒤 각 바퀴의 브레이크 캘리퍼로 전달된다. 이 유압이 브레이크 패드를 디스크에 밀착시켜 차량이 정지하는 구조다.

최근 전기차에서는 진공 부스터 대신 ‘통합형 전동 부스터(IEB)’가 사용된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의 페달 입력을 전기 모터가 정밀하게 증폭·제어해, 일관된 응답성과 다양한 제동 모드를 가능하게 한다. 주목할 점은, 전동 부스터에 문제가 생겨도 브레이크는 기계적으로 작동 가능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기능을 통해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이 동시에 눌릴 경우 제동 신호가 우선되도록 설계돼, 돌발 상황에서도 차량을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다.

● EV5에 적용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전자제어 기반의 제동 시스템에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와 ‘가속 제한 보조’ 기술을 추가해 능동적인 안전 기능을 강화했다. 해당 기술은 준중형 전기차 ‘더 기아 EV5’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됐으며, 향후 다양한 차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는 정차 중 차량 전·후방에 장애물이 있을 때,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잘못 밟는 경우를 인식해 토크를 제한하거나 자동 제동을 실행한다. 초음파 센서가 1.5m 이내의 장애물을 감지하면, 차량 통합 제어기(VPC)가 비정상적인 페달 입력을 판단하고 즉각 경고와 함께 대응에 나선다. 특히 주차장이나 정체 구간 등에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속 제한 보조’는 시속 80km 미만의 저속 주행 시,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비정상적으로 깊고 지속적으로 밟을 경우 이를 ‘의도치 않은 가속’으로 인식하고 출력 전달을 차단하는 기능이다. 차량 통합 제어기가 가속 입력을 ‘0’으로 간주하고 토크를 제한해,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차단한다.

이 기능은 전방 충돌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과 연동돼 보다 강력한 대응이 가능하다. 여기에 단계별 경고 시스템도 마련됐다. 1차로 클러스터 경고와 경고음이 작동하고, 2차로는 음성 경고까지 이어져 운전자가 빠르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 하이브리드·내연기관으로도 확대 적용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적용한 두 가지 기능 외에도,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의 제어 알고리즘 전반을 개선해 운전자가 안심하고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러한 첨단 안전 보조 기술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차량에도 점차 확대 적용될 계획이다.

또한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7월 공개한 페달 오조작 방지 기술 관련 특허 및 기술 자료 등을 바탕으로, 국내외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관련 기술의 고도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와 가속 제한 보조는 기존 브레이크 시스템의 기계적 신뢰성을 넘어, 운전자의 비정상적인 가속 상황까지 능동적으로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진화된 안전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통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주행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