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위협하는 ‘척추관협착증’…고령층 주의 필요 [건강 올레길]

가자연세병원 김포점 전병호 병원장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특히 50세 이상에서 흔히 발생한다.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 질환의 주요 원인은 노화와 함께 진행되는 퇴행성 변화다. 나이가 들수록 추간판이 탈수되어 탄력을 잃고, 척추관을 둘러싼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관절이 비대해지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진다. 또한 디스크 돌출, 척추 불안정성, 외상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은 구조를 가진 경우 발병 위험이 더 크다.

척추관 협착으로 신경이 압박되면 허리 통증뿐 아니라 다리로 방사되는 통증, 감각 저하, 보행 장애가 나타난다. 특히 장시간 걷다가 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져 쉬어야 하는 증상이 특징적이다. 쉬면 통증이 완화되어 다시 걸을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보행 가능 거리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심한 경우에는 대소변 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가자연세병원 김포점 전병호 병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단순히 허리 통증에 머무르지 않고, 보행과 일상생활 전반에 심각한 제약을 초래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초기에는 간헐적인 통증으로 시작해 서서히 진행되므로 가벼운 통증으로 여기기 쉽지만, 방치 시 신경 압박이 악화하여 만성 통증과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단은 환자의 증상과 이학적 검사, X-ray, CT,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X-ray 검사로 척추의 정렬 이상과 퇴행성 변화를 확인하며, 필요하다면 MRI를 통해 신경 압박 정도와 원인을 상세히 파악하여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치료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가 시행된다. 소염진통제와 신경 차단술로 통증을 완화하고, 물리치료 및 운동 치료를 통해 허리 근육과 신체 균형을 강화한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보행 거리가 줄거나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할 때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은 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을 제거하고 척추관을 넓혀주는 감압술이며, 척추 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에는 척추 유합술이 함께 시행된다. 최근에는 미세현미경이나 내시경을 활용하는 최소침습 수술법이 발달하여 회복 기간이 짧고 합병증 위험이 적어 환자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전병호 병원장은 “수술은 마지막 수단이 아니라, 보존적 치료로 생활이 어려운 환자 삶의 질 회복을 위한 중요한 치료 수단”이라며 “환자의 척추 상태와 전신 건강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며, 완치보다는 증상 조절과 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 이후에도 체중 관리,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 올바른 자세 유지 등 생활 습관 개선이 재발 방지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