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곡을 제외하고는 팬들만 아는 ‘그 노래’가 되기 일쑤인 수록곡. 이대로 묻히기 아까운 ‘K팝 명곡’을 매달 추천하는 코너.
- 9월1일부터 9월29일까지 발매된 앨범을 기준으로 하며 배열은 발매일 순입니다-

◆ 몬스타엑스 미니 앨범 [THE X] : Do What I Want, Catch Me Now

- 도가 터 버린 질주 달란트. [THE X]는 10주년 몬스타엑스의 감각적인 선언문 같은 앨범이다. ‘Do What I Want’ ‘Catch Me Now’는 강렬하지만 부드럽다. 정교하게 설계된 리듬에 노련한 강약 조절을 더해 유연하게 휘몰아치는 에너지를 전한다. 우리가 알던 몬스타엑스가 돌아왔구나!

◆ NCT 해찬 정규 1집 [TASTE] : Roll With Me, WYN?(Feat. 김하온 (HAON))

- 님은 음색부터 사기세요. 해찬의 목소리라면 어떤 장르든 소화 가능. 특히 소울과의 만남은 상상만으로도 잘 어울리는데, 추천하는 ‘Roll With Me’로 확인해 보니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김하온의 역동적인 랩에는 청량함을 더해 해찬만의 힙합 ‘WYN?’를 완성했다.
◆ CIX(씨아이엑스) 미니 8집 [GO Chapter 1 : GO Together] : S.O.S

- 더블 타이틀감. ‘사랑의 본질, 구원’이라는 시리즈 주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다. 몽환적이지만 쳐지지 않게 쌓아 올린 사운드로 간절한 ‘S.O.S’의 끝이 무엇인지를 궁금케 한다.

◆ 웬디 미니 3집 [Cerulean Verge] : Hate²

- 웬디 본인 잘알. 선명한 웬디 특유의 보컬이 일렉 기타 소리를 뚫고 나오니 일품이다. 웬디가 데뷔 후 처음으로 작사와 작곡에 직접 참여, 틀을 깨고 왜곡된 시선에 맞서 나아가는 태도에 대해 썼다. 단단한 가사와 땅땅한 보컬이 어우러져 카타르시스를 준다. 나의 가을 한 켠을 차지할 청명한 배경음.

◆ 에이엠피(AxMxP) 정규 1집 [AxMxP] : Calling All You, White T-shirt, 우기가 찾아와 (Season of Tears), 너만 모르는 나의 이야기 (My Secret Story), Monday To Sunday

- 다음 앨범은 어쩌려고, 이런 천재적인 앨범으로 데뷔를! FNC엔터테인먼트 막내 아들 에이엠피가 완성도 높은 앨범으로 데뷔, ‘밴드 명가’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줬다. 앨범은 구성, 개성, 대중성 면에서 흠잡을 곳 없다. 다음 컴백에 대한 기대치가 자동으로 올라간다.

발라드-펑크-힙합과 록의 조합으로 이룬 세 개 타이틀곡 ‘너는 나를 시인으로 만들어 (Love Poem)’ ‘Shocking Drama’ ‘I Did It’을 적절히 배치해 분위기 전환을 꾀하고 밴드의 폭넓은 곡 소화력까지 어필한다.

무엇보다 이야기 갈증을 충족시키는 곡 내용이 인상적이다. 일기장에 적은 평범한 감정을 아기자기하게 풀어내 마치 단편 영화를 듣는 듯하다.

◆ 아이딧(IDID) 미니 1집 [I did it.] : STICKY BOMB

- 청순 말고 박력, 소녀가 돼. 포인트가 살아있는 중독적인 ‘STICKY BOMB’은 끈적하게 따라다니는 의심을 한 번에 날려버리겠다는 각오를 전한다. 긴박하지만 과장 없는 직진 발언에 무대 위 퍼포먼스까지 궁금해지는 곡이다.

◆ 킥플립(KickFlip) 미니 3집 [My First Flip] : 특이점

- 우당탕 귀여워. 킥플립의 소란스러운 첫사랑 이야기에 방점을 찍은 ’특이점‘. 둘만이 통하는 특이한 취향을 발견, 친구에게 ’그 애‘에 대해 말하는 신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트랙이다.

◆ 신승훈 정규 12집 [SINCERELY MELODIES] : 별의 순간, 끝에서, 서로에게

- 냉동 인간이 전하는 따뜻한 진심, 35년 롱런의 이유. 목소리가 그대로라 놀란 와중에 편안한 멜로디, 곱씹게 되는 가사를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다. 신승훈 작사가 아니더라도, 그가 불렀기에 더 와닿는 연륜의 좋은 예가 아닐까.

추천하는 수록곡 중 ’별의 순간‘ 가사가 특히나 마음에 꽂혔다. “태양은 매일 뜨고 져도 늘 다른 노을을 만들고” “강물은 느린 듯 보여도 끝내 저 바다에 닿지”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흘러도 똑같은 난 아닐 거야”. 신승훈만의 차분한 스토리텔링과 어우러지니, 마치 일타 강사에게 인생 강의를 받는 기분이 든다.

또 추억은 아무 힘이 없지만 “우리가 반짝이던 시간들은 다 이 세상 어딘가 스며들었겠지” “그래서 이젠 혼자서 걸어도 외롭지 않은 거야” “참 좋았던 기억을 간직한 두 사람이니까”라는 애틋함이 묻어나는 ‘끝에서, 서로에게’는 신승훈 세대가 아니더라도 스테디셀러로 자리할 발라드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