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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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가 ‘막장 유튜버의 성지’로 불리고 있는 부천역 일대를 되찾기 위해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기행 방송으로 얼룩진 광장을 시민 품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부천역 북광장은 요즘 ‘전깃줄’이라 불린다. 삼각대에 휴대전화를 걸어놓고 줄지어 앉은 유튜버와 BJ(인터넷방송인)들이 참새처럼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들은 “조회수 맛집”이라며 부천역을 라이브 방송의 주요 무대로 삼고 있다.

문제는 방송 내용이다. 술에 취해 옷을 벗거나 행인에게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 생중계되고, 경찰이 출동해도 실랑이하는 모습까지 그대로 방송에 담긴다. 지난달에는 한 여성 유튜버가 생방송 중 동료 BJ를 흉기로 찌르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광장을 오가는 시민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하고 있다. 부천역 앞 커피숍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가게 앞에서 방송을 하며 시비를 거니 손님들이 발길을 돌린다”며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식당 업주도 “신고해도 잠깐 피했다가 돌아오니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결국 부천시가 나섰다. 시는 9월 30일 부천역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미지 개선 전담팀(TF)’을 구성했다. ▲시설 개선 ▲공동체 협력 ▲제도 지원 등 세 축으로 종합 대책을 추진한다.

우선 피노키오 광장에는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 기법을 도입해 조형물 철거, 경계석·U자형 볼라드(길말뚝) 제거 등을 실시해 유튜버들이 삼각대를 설치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원미경찰서와의 합동 순찰도 강화된다. 상인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건전한 거리 문화행사를 열어 부천역을 ‘막장 방송 무대’가 아닌 ‘디지털 문화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행정 조치도 병행된다. 부천시는 관련 조례를 개정해 특별사법경찰의 단속 근거를 마련하고, 상인과 주민을 위한 민원상담 창구를 운영할 예정이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시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법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불법·기행 방송을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