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조형우. 사진제공|SSG 랜더스

SSG 조형우. 사진제공|SSG 랜더스


“가을야구라고 방향성이 달라지면 좀 그렇죠.”

정규시즌 3위를 확정해 2025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직행한 SSG 랜더스는 올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팀이다. 프로 무대에선 양립하기 어려운 ‘성적’과 ‘육성’이라는 성과를 모두 이뤄낸 경우다. 

2022년 통합우승 이후 팀 ‘리모델링’을 천명한 SSG는 올해까지도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을 1군에 과감하게 기용했다. 고명준, 김건우, 조병현 등 ‘02즈’로 불리는 2002년생 선수들은 팀 중심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최지훈, 박성한 등 주축 선수들의 나이도 아직 20대인데, 더 어린 선수들이 1군에 자주 모습을 보이며 팀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밝게 밝히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포지션 리모델링은 역시 포수 부문이다. SSG는 베테랑 포수 이지영(39)이 있지만, 올해 2002년생 포수 조형우가 1군에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조형우는 올해 102경기에서 타율 0.238, 4홈런, 29타점, 23득점 등을 기록했다. 포수로는 696.1이닝을 소화해 이지영(482.2이닝)보다 많은 수비 이닝을 쌓았다.

SSG 이숭용 감독. 사진제공|SSG 랜더스

SSG 이숭용 감독. 사진제공|SSG 랜더스

물론 최상의 시나리오만 있는 것은 아니다. SSG는 9일에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준PO 1차전에서 다소 비싼 값을 치렀다. 조형우는 이날 경기 선발 포수로 출전했다. 외국인투수 미치 화이트와 배터리 호흡을 맞췄으나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화이트는 홈런만 두 방을 허용하며 2이닝 3실점 조기강판. 조형우는 타석에서도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10일 “(조)형우가 조금 긴장한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우천취소된 10일 2차전을 앞두고도 선발 포수로 조형우를 내세웠다. 이유는 명확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의 방향성이라고 보면 된다. 정규시즌 내내 보여 온 방향성이 PS에 왔다고 해서 달라지면 안 된다고 본다. 조형우가 지금까지 잘 끌고 왔다. 또 어린 선수들이 요소요소에서 잘 해온 게 (우리 팀) 리모델링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SSG 조형우. 사진제공|SSG 랜더스

SSG 조형우. 사진제공|SSG 랜더스

이 감독은 “삼성도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KS)까지 가면서 김영웅, 이재현 등 이런 친구들이 성장을 했다. 우리 선수들은 PS가 처음인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내년에 더 크게 성장할 것이란 확신이 있다. 조형우, 정준재, 고명준 등은 기존 방향성대로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세세한 지도는 가을무대에서 이뤄진다. 이 감독은 “조형우에게 벤치에서 따로 사인을 내진 않는다. 다만 오늘(10일) 세리자와 코치와 그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할 생각이다. 상황에 따라 승부처에선 개입을 할 수도 있다. 그것도 경험이다. 어제(9일) 경기를 통해 나도 느꼈다”고 전했다.

인천|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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