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선수단이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홈경기에서 수원FC를 꺾고 통산 10번째 우승을 확정한 뒤 열띤 응원전을 펼친 서포터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선수단이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홈경기에서 수원FC를 꺾고 통산 10번째 우승을 확정한 뒤 열띤 응원전을 펼친 서포터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가 K리그 통산 10번째 정상에 섰다.

전북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정규 33라운드 홈경기서 2-0으로 승리, 승점 71(21승8무4패)을 쌓아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2위 김천 상무가 FC안양 원정에서 1-4로 대패해 승점 55에 머물러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전부 패해도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이로써 전북은 K리그 최초로 두 자릿수 우승에 성공했다. 10번째(2009·2011·2014·2015·2017·2018·2019·2020·2021·2025년) 우승이자 2018시즌 이후 처음으로 파이널 라운드 진입 전 조기 우승이다. 이 부문 2위는 성남FC로 7회(일화 시절 포함) 우승을 경험했다.

완벽한 우승 레이스였다. 전북은 시즌 초반만 해도 조금 삐걱거렸지만 포항 스틸러스와 정규리그 5라운드를 기점으로 26라운드 대구FC전까지 리그 22경기 연속무패(17승5무)를 질주하며 매섭게 트로피에 다가섰다. 이는 K리그 최다무패 공동 3위다.

그러나 늘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월 16일 리그 개막전에서 김천을 2-1로 꺾었으나 그 후 4경기에서 2무2패로 주춤했다. 이 때 거스 포옛 감독(우루과이)의 결단이 있었다. 3월 30일 안양 원정에서 수비 위주의 축구를 하며 1-0 승리해 또 사라지는 듯 하던 ‘승리DNA’를 되살릴 수 있었다.

콤파뇨의 페널티킥 선제 결승골이 터진 뒤 필드 플레이어 10명을 전부 하프라인 아래에 세운 전북 벤치의 승부수는 경기 직후만 해도 ‘전북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어쩔 수 없었다. 경기력보다는 결과를 통해 선수들의 자신감을 되찾아주는 것이 급선무였다. 우승을 확정한 뒤 포옛 감독은 “안양전에서 결과를 낸 것이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다”고 떠올렸다.

이 때부터 전북은 치고 나갔다. 무패가 길어지고 있었음에도 포옛 감독은 ‘우승’이란 단어가 등장할 때마다 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랬던 포옛 감독의 코멘트가 미묘하게 바뀐 건 7월 2일 FC서울과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전이었다.

전북은 이날도 상대에 완전히 주도권을 내주고 밀리는 경기를 했으나 역습 한 방으로 끝내 결과를 얻었다. 대회 4강 진출에 성공하자 포옛 감독은 “시즌 초반보다는 분명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며 우승에 근접한 발언을 했다.

역시 전북이 승리한 지난달 13일 대전하나시티즌 원정경기에서 ‘우승’이 정말 등장했다. 선수단이 휴가를 하루 늘려달라고 하자 단칼에 거절한 포옛 감독은 “멘탈과 집중력을 지켜야 한다. 우승 전까진 방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선수단에 긍정의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표현이었으나 이미 포옛 감독의 마음 속엔 우승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