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평가 누락·무단 훼손 의혹…의왕시 폐기물시설 논란 커진다

●“개발제한구역서 법 절차 무시”…의왕시 폐기물시설 의혹 확산

경기도 의왕시 이동 478번지 일대, 의왕시 소유의 폐기물처리장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없이 조성되고 인근 농지와 임야를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건축물 현황도). 사진제공｜공익 제보자

경기도 의왕시 이동 478번지 일대, 의왕시 소유의 폐기물처리장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없이 조성되고 인근 농지와 임야를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부지(의왕시 이동 478번지)는 대지면적 12,653㎡, 건축면적 2,981.09㎡, 연면적 3,637.69㎡ 규모로, 분뇨·쓰레기 처리시설(폐기물처리시설) 용도로 지난 1993년 3월 22일 허가를 받아 같은 해 12월 29일 사용승인을 받았다. 관련 지번은 478번지를 비롯해 471, 686, 677-44, 484, 470 등이며, 모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에 위치한다.

의왕시는 2009년 11월 30일 해당 지역 17,677㎡를 대상으로 ‘도시관리계획 폐기물 종합처리시설 건설사업’ 사전환경성검토를 완료(2010년 3월 5일)했으나, 이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나 추가 협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인근 이동 476-1(농지), 677(구거), 474(농지), 산 50(임야 일부) 등의 토지가 훼손돼 폐기물처리장 부지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의왕시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자세히 살펴본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발제한구역에서 5,000㎡ 이상 개발 시 반드시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시설이라면 절차를 더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도시관리계획으로 사전환경성검토를 받은 뒤, 실시계획 인가나 공사 진행 시에는 별도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며 “이 절차가 생략됐다면 공무원과 관련 업체 모두 형사처벌 및 허가 취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슷한 사례로는 2024년 9월 8일,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수정 판사가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 용인시 공무원 A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사건이 있다. 당시 A씨는 환경청의 보완 요구를 무시하고 산업단지 심의를 강행해 행정절차를 왜곡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의왕시 사례 역시 “환경평가 미이행과 행정의 미온 대응이 겹친 제2의 환경 절차 무력화 사건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일각에서는 “환경을 지켜야 할 시가 오히려 법을 어기고 있다”며 “정부합동감찰과 수사기관의 즉각적인 조사를 통해 불법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김영근 기자 localcb@donga.com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