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도 AI와 빅데이터가 제공하는 각종 분석 지표는 큰 영향을 미친다. 전술은 물론 부상 관리에도 큰 도움을 준다. 사진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FC를 꺾고 ‘하나은행 K리그1 2025’ 우승을 조기에 확정한 전북 선수단의 환호하는 모습.  사진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에서도 AI와 빅데이터가 제공하는 각종 분석 지표는 큰 영향을 미친다. 전술은 물론 부상 관리에도 큰 도움을 준다. 사진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FC를 꺾고 ‘하나은행 K리그1 2025’ 우승을 조기에 확정한 전북 선수단의 환호하는 모습. 사진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




다양한 데이터 분석해 부상 방지, 전술 추천

민감 정보 수집, 창의성 억제 등 우려도 공존
축구는 감각의 스포츠다. 순간의 직감적 패스, 예측 불가능한 슛, 그리고 감독의 전술 선택이 경기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축구 경기의 작은 순간까지 분석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과거에는 단순히 득점수, 슛 횟수 같은 기록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움직임의 궤적, 패스 연결망, 심리적 안정까지 데이터화되는 시대다. 대표적 사례가 GPS 추적 시스템이다. 선수들은 경기나 훈련 때 특수 조끼를 착용하는데, 이 장치가 움직임, 속도, 심박수, 피로도를 초 단위까지 기록한다. 이렇게 모인 방대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선수의 부상 위험성과 활동 수행 능력을 실시간으로 알려 준다. 감독은 이를 토대로 교체 타이밍을 조정하고,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몇몇 구단은 데이터 분석 덕분에 선수들의 부상 발생률을 크게 낮췄다. 과거 경험에 의존하던 부분을 이제는 과학적 근거로 뒷받침하며 팀 운영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전술 차원에서도 빅데이터는 힘을 발휘한다. 구글 딥마인드가 리버풀FC와 함께 개발한 ‘택틱 A’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스템은 수천 개의 코너킥 장면을 학습해 최적의 전술을 제시한다. 단순히 킥 방향만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수비수 위치와 선수 성향, 경기 시간대까지 종합해 성공 확률이 높은 움직임을 계산한다. 이런 능력은 인간 분석가보다 더 세밀하며, 실제 경기에서도 다양하고 새로운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데이터 활용은 관전 경험까지 바꿀 수 있다. 과거 팬들이 “좋은 슛이었다”고 말했다면, 이제는 “방금 슛은 30% 확률의 득점 기회였다”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중계 화면에 표시되는 기대 득점 지수는 팬들에게 경기를 입체적으로 보게 하며, 단순한 오락을 넘어 전략적 이해를 돕는다.

하지만 한계와 논란도 있다. 모든 것을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고, 선수의 감정 상태나 경기장 속 돌발 변수는 숫자로 전환되지 않는다. 결승전과 같은 극도의 긴장 속 심리적 압박은 데이터가 예측하기 어렵다. 또 생체 데이터를 어디까지 수집, 공유할지에 대한 윤리적 논의도 필요하다. 건강 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이기에 상업적 활용이나 무분별한 공개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지나친 데이터 의존이 선수의 창의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그럼에도 축구에서 빅데이터의 가치는 분명하다. 데이터 분석은 경기력을 높이고 부상을 예방하며 팬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제공한다. 이제 축구는 ‘감’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데이터와 과학이 더해진 축구, 그 변화의 흐름을 읽는 눈이 앞으로 팬과 선수 모두에게 필요하다.

한정윤 학생기자(유성고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