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가 스포츠단체 중 최초로 반(反) 불법 스트리밍 연합체인 ACE에 합류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독일에서 열린 UEFA 유럽세계선수권대회 개막식. 사진출처|UEFA 페이스북

UEFA가 스포츠단체 중 최초로 반(反) 불법 스트리밍 연합체인 ACE에 합류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독일에서 열린 UEFA 유럽세계선수권대회 개막식. 사진출처|UEFA 페이스북


유럽축구연맹(UEFA)이 스포츠단체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반(反)불법 스트리밍 연합체인 ‘ACE(Alliance for Creativity and Entertainment)’에 합류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2일(한국시간) “ACE는 미국 영화협회(MPA)가 주도하는 글로벌 단체로, 아마존·애플TV·넷플릭스·파라마운트글로벌 등 50여 개 주요 미디어 기업이 속해 있다. 이번 제휴는 디지털 불법 스트리밍으로 인한 막대한 수익 손실로부터 UEFA와 방송 파트너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UEFA의 가이-로랑 엡스타인 마케팅 총괄은 “이번 협력은 UEFA 콘텐츠 보호 전략의 전환점”이라며 “ACE의 실시간 단속 네트워크와 법 집행 협력 체계를 통해 불법 서비스를 신속히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CE는 각국 수사기관과 공조하며 실시간으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추적·폐쇄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ACE와의 협력은 UEFA가 진행 중인 2027~2033년 남자대회 미디어 권리 입찰 과정과도 맞물린다. UEFA는 유럽 5대 시장(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역대 최고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애플·넷플릭스·DAZN 등 ACE 소속 글로벌 플랫폼을 새로운 파트너로 끌어들이려 한다. UEFA는 이번 제휴를 통해 방송권 수익 보호와 디지털 시대의 ‘콘텐츠 신뢰도 강화’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불법 스트리밍은 이미 유럽 전역에서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유럽지식재산청(EUIPO)에 따르면, EU 시민의 약 12%(약 5,400만 명)가 불법 사이트를 통해 스포츠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으며, 2023년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1,850억 건의 불법 접속이 발생해 약 220억 파운드(약 28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추정된다.

UEFA는 이미 지난해 ‘Operation Kratos’라 불린 단속 작전을 통해 2200만 명이 이용하던 불법 스트리밍 네트워크를 폐쇄하고, 100명 이상의 용의자를 적발한 바 있다. 또 메타(Meta)와 협력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 내 불법 중계 콘텐츠를 차단하는 등 불법 유통 근절에 공을 들여왔다.

MPA 회장이자 ACE 대표인 찰스 리브킨은 “UEFA의 합류는 스포츠 콘텐츠 보호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며 “축구 팬과 방송사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실시간 대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단속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고가의 구독료와 파편화된 스트리밍 환경 속에서 불법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현실에서, UEFA는 ‘리그와 클럽의 지속가능성은 미디어 권리 수익에 달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UEFA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은 “축구를 더 접근 가능하고, 더 혁신적이며, 더 매력적인 방식으로 제공하기 위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팬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동시에 정당한 가치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