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범수는 올 시즌 PO 1, 3차전에 등판해 모두 무실점 투구를 하며 1세이브1홀드를 챙겼다. 정규시즌에도 팀의 허리를 든든히 지킨 그의 반전 비결은 커브의 구사율을 늘린 것이다.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도 “커브를 많이 던지면서 자신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21일 PO 3차전서 환호하는 김범수. 뉴시스

한화 김범수는 올 시즌 PO 1, 3차전에 등판해 모두 무실점 투구를 하며 1세이브1홀드를 챙겼다. 정규시즌에도 팀의 허리를 든든히 지킨 그의 반전 비결은 커브의 구사율을 늘린 것이다.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도 “커브를 많이 던지면서 자신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21일 PO 3차전서 환호하는 김범수. 뉴시스



“애초부터 완성도는 문제없었다. 비율을 늘리는 게 중요했다.”

한화 이글스 좌투수 김범수(30)는 숨은 가을의 강자다. 처음 포스트시즌(PS)을 경험했던 2018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과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4경기(3.2이닝)에 모두 등판해 실점하지 않았고, 올해도 삼성 라이온즈와 PO(5전3선승제) 1차전(0.2이닝), 21일 3차전(1이닝)에서 잇따라 무실점 투구를 했다.

특히 18일 1차전서는 9-8로 쫓긴 9회초 등판해 세이브를 따내며 한화가 기선을 제압하는 데 일조했다. 19일 2차전서 3-7로 패한 것을 고려하면, 김범수가 시리즈를 유리하게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김범수의 활약은 올해 정규시즌 때도 돋보였다. 73경기에 등판해 2승1패2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ERA) 2.25(48이닝 12자책점)를 기록했다. 그를 괴롭혔던 제구 불안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났고, 피안타율(0.181), 이닝당 출루허용(WHIP·1.08) 등 세부 기록도 준수했다. 안정감은 데뷔 후 최고 수준이었다.

커브의 비율을 늘린 게 이전과 가장 큰 변화다. 이전까진 주로 직구, 슬라이더, 스플리터의 조합을 주로 활용했다. 지난 시즌 그의 커브 구사 비율은 4.2%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2.3%로 커브 구사 비율을 크게 늘렸다. 그러면서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빼앗고,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직구 평균구속이 147㎞인 김범수가 느린 커브(평균구속 117㎞)로 한두 차례씩 타이밍을 뺏을 수 있다면, 타자들이 공략하기는 더욱 까다로워진다.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64)도 김범수가 발전한 포인트 중 하나로 커브를 꼽으며 “애초부터 (커브의) 완성도는 문제가 없었다. 비율을 늘리는 게 중요했다”며 “타자들이 김범수를 상대할 때 커브를 노리고 들어가진 않으니 최대한 많이 던지면서 자신감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양 코치의 표정에 흐뭇함이 느껴졌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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