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을 즐기고 있는 관객들.  사진제공ㅣ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제22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을 즐기고 있는 관객들.  사진제공ㅣ자라섬재즈페스티벌


공연 후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는 빌 프리셀 트리오. 사진제공ㅣ자라섬재즈페스티벌

공연 후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는 빌 프리셀 트리오. 사진제공ㅣ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제22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성료
서수진 등 국내외 30여 팀 환상 공연
돗자리 위 와인과 리듬…관객들 만끽

가을의 마지막 햇살이 자라섬을 감쌌다.

잔디 위엔 종이의자를 펼친 관객들, 돗자리 위에 와인잔을 올려놓고 음악에 몸을 맡긴 사람들, 눈을 감고 리듬을 따라 고개를 흔드는 이들까지. 22년째 이어진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의 진짜 무대는 어쩌면 관객이 만들어내는 풍경일지도 모른다.

17~19일 경기 가평 자라섬 일대에서 열린 ‘제22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국내외 재즈 뮤지션 30여 팀의 공연으로 섬 전체를 물들였다. 첫 이틀은 비로 시작했지만 마지막 날인 19일엔 맑게 갠 하늘 아래 음악이 울려 퍼졌다. 낮엔 따가운 햇살에 선글라스가, 해가 지면 강바람에 담요가 필수였다.

‘제22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전경.  사진제공ㅣ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제22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전경.  사진제공ㅣ자라섬재즈페스티벌

‘신아람 비움 프로젝트’ 공연 모습. 사진제공ㅣ자라섬재즈페스티벌

‘신아람 비움 프로젝트’ 공연 모습. 사진제공ㅣ자라섬재즈페스티벌

유료존에는 ‘재즈 아일랜드’와 ‘재즈 라운지’ 무대가 나란히 자리했다. 관객은 한 무대가 끝나면 천천히 옆으로 옮겨 다른 공연을 즐겼지만 대부분은 자신만의 ‘돗자리 영역’을 지키며 잔잔한 리듬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스윙스터즈는 클래식한 스윙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며 축제의 문을 열었다. 싱가포르 재즈 협회 오케스트라는 ‘스윙의 왕’ 제레미 몬테이로가 이끄는 빅밴드로 열대의 리듬과 트럼펫의 응답이 어우러지며 현장의 온도를 높였다. 이어 독일의 모세스 유피 트리오가 폭발적인 사운드로 잔디밭을 진동시켰고, 서수진 컬러리스 트리오와 김솔아 퀸텟이 각각의 색으로 한국 재즈의 깊이를 더했다.

계명국 자라섬재즈페스티벌 감독은 “긴 연휴와 다른 대형 축제가 겹쳐 쉽지 않은 해였지만 자라섬을 찾아준 관객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헝가리를 포커스로 다양한 재즈 문화를 소개했고, 22년 만에 다시 초대한 빌 프리셀의 무대가 특히 인상 깊었다”고 했다. 또 “지역 상인회와 협력해 가평 곳곳에서 공연을 열며 지역경제와 문화 수준을 함께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비로 시작해 햇살로 끝난 3일의 축제. 재즈는 장르가 아니라 자유와 즉흥의 ‘상태’였다. 자라섬은 그 가능성을 22년째 증명하고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