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 울린 노래였다. 방탄소년단(BTS) 진의 솔로곡 ‘Don’t Say You Love Me’(DSYLM)가 스포티파이 2025년 K팝 부문 최다 재생 1위에 올랐다.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10월 17일 자)에서 9위를 기록한 이 곡은 무려 90일 동안 톱10에 머물며 2025년 한 해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은 K팝 트랙으로 자리했다. 10월 23일 기준 누적 재생수는 5억8572만 회.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였다. 진의 목소리가 2025년 전 세계 리스너들의 시간 속에 가장 오래 남은 것이다.


이 곡이 수록된 두 번째 미니앨범 ‘Echo’(에코)는 발매 직후 빌보드 200 3위에 오르며 글로벌 차트의 중심에 섰다. 월드 앨범 차트 장기 진입, K팝 솔로 아티스트 중 최고 판매량이라는 기록은 진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보컬리스트임을 보여줬다.

‘Don’t Say You Love Me’는 화려함 대신 정직함으로 승부하는 곡이다. 사랑이 식어가는 순간을 포장하지 않고, 담백하게 끝내는 가사와 절제된 편곡이 특징이다. 어쿠스틱 기타와 잔잔한 리듬, 그리고 호흡의 미세한 떨림까지 살아 있는 진의 보컬은 곡 전체를 견고하게 이끈다.

해외 음악 매체 NME는 “감정적 강점을 살린 안정된 보컬”이라 평가했고, 롤링스톤은 “감성적 발라드와 록 무브가 교차하는 가운데 빛나는 진의 시그니처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Echo’ 전반에 흐르는 진의 보컬은 곡마다 다른 결을 지닌다. 자작 가사로 새긴 이야기는 데이터로도 증명됐다. 5억 회가 넘는 재생수는 단순한 인기가 아니라 감정의 지속력을 보여주는 수치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