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프랑크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빈자리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마스 프랑크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빈자리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은 어제도 오늘도 ‘손흥민 앓이’를 하고 있다. 손흥민처럼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튼튼하게 책임진 선수는 흔치 않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은 어제도 오늘도 ‘손흥민 앓이’를 하고 있다. 손흥민처럼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튼튼하게 책임진 선수는 흔치 않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잉글랜드)은 어제도 오늘도 ‘손흥민 앓이’를 하고 있다. 어쩌면 내일도 같은 고민을 할지도 모른다.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간) 스타드 루이2에서 열린 AS모나코(프랑스)와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페이즈 원정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2023년 3월 이후 첫 무득점 무승부 경기다.

같은 승점 1을 나눠가졌으나 경기력은 한심했다. 전반까진 그럭저럭 대등했으나 후반 들어 토트넘은 완전히 무너졌다. 압박도 부족했고, 수많은 기회를 허용했다. 골키퍼 비카리오의 연속 선방이 없었다면 ‘클린시트 경기’는 불가능할 뻔 했다.

당연히 영국 언론들은 토트넘을 향해 날을 세웠고 토마스 프랑크 토트넘 감독도 대부분 인정했다. “우린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7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UCL에 출전했다.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상황이 나쁜 날에 클린시트와 승점을 챙긴 건 최악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여전히 많이 배운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선 ‘리빙 레전드’ 손흥민(LAFC)이 느닷없이 등장했다. 모나코 원정길에 동행한 한 기자가 “10년, 11년 간 이전의 토트넘 감독들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손흥민을 의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둘 다 없다. 그 영향이 있는냐”고 물었고, 프랑크 감독은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맞는 얘기다.”

해결사 부족에 울고 있는 토트넘이다. 케인이 뛰었던 최전방, 손흥민이 커버해준 왼쪽 측면에서 토트넘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도미닉 솔란케가 부상으로 빠진 뒤 히샬리송이 최전선을 책임지고 있으나 최근 페이스가 확 줄었고, 왼쪽 측면은 내내 기대이하다. 날개도 꺾이고 창도 무딘데 시원한 퍼포먼스가 나올 리 없다.

윌송 오도베르도, 손흥민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은 사비 시몬스도 성에 차지 않는다. EPL 8경기서 오도베르는 공격 포인트가 없고, 시몬스는 리그 5경기 동안 도움 1개에 그쳤다. 토트넘 팬들의 인내심도 바닥이 났다. 각종 EPL 커뮤니티에선 토트넘의 왼쪽에 대한 비판과 비난들이 속출한다.

프랑크 감독은 “모든 선수들을 활용해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강렬함과 공격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으나 당분간 풀리기 어려운 과제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2개월 이상 더 버텨야 한다.

토트넘은 특히 왼쪽 윙포워드를 찾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시몬스가 2선 공격진의 중앙과 왼 측면을 오가고 있으나 그의 본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선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맞는 옷을 입혀야 한다.

현지에서는 8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향할 당시 계약서에 특별 옵션으로 포함한 ‘베컴룰(선수가 비시즌 임대를 원할 경우 허용한다)’에 따라 유럽 단기임대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손흥민을 복귀시키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적시장에서 괜찮은 매물을 찾을 때까지, 또 후계자가 적응할 때까지 레전드의 힘을 빌리자는 것이다.

프리시즌 한국 투어 중 토트넘을 떠나게 된 손흥민도 10년 간 뜨겁게 사랑해준 팬들과 정식으로 작별하고 싶다. 다만 손흥민이 내년 6월 개막할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있어 ‘재회’ 타이밍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