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누락 의심에도 경징계?” 과천시 환경사업소 감사 논란

●57차례 회의하고도 단 한 번도 공개 안 한 과천시 환경사업소

과천시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6조에 근거해 실시한 환경사업소 특정감사 결과. 사진제공｜과천시

과천시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제26조에 근거해 실시한 환경사업소 특정감사 결과, 회의록 미공개와 행정사무감사 자료 누락 등 다수의 부적정 행정이 드러났다. 그러나 시는 ‘주의’와 ‘훈계’ 수준의 경징계만 내리면서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월 21일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과천시 환경사업소는 2022년 7월부터 노후 하수처리장 관련 민·관 대책위원회를 운영하며 57차례 회의를 개최했지만, ‘과천시 각종 위원회 회의록 작성 및 공개 조례’ 제6조에 따른 회의록 공개 의무를 단 한 차례도 이행하지 않았다. 또 회의록에는 회의 일시와 간단한 발언 요약 정도만 기재돼, 조례에서 정한 참석자 명단·안건·표결 내용 등이 모두 빠져 있었다.

환경사업소는 이에 대해 “회의록 공개 시 위원들의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이 우려된다”며 비공개가 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감사에서는 “구체적 사유를 제시하지 못했고, 비공개가 필요한 부분만 제외하고 공개할 수 있음에도 전면 비공개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행정사무감사 자료 제출에서도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드러났다. 환경사업소는 2023년과 2024년도 행정사무감사 시 ‘위원회 현황’ 자료를 누락 제출했다. 이에 대해 “담당자 인사이동 과정에서 단순 실수로 인한 미제출”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감사에서는 “누락 경위 설명이 불충분하고, 동일한 오류를 반복한 것은 고의적 누락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경사업소는 감사 과정에서 ‘과천시 자체감사 규칙’ 제20조에 따른 확인서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대신 의견서를 제출해 정당한 자료 제출 의무를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 감사부서는 이를 ‘자체감사 규칙’ 제21조에 따른 처분 대상으로 판단하고, 환경사업소 A 직원에게 ‘주의’, B·C 직원에게 ‘훈계’ 조치를 내렸다. 또 ‘부결된 조례의 재상정’과 ‘회의록의 즉시 공개’를 시정사항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처분을 두고 “명백한 고의 누락이 의심되는 사안을 단순 주의나 훈계로 끝낸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행정 전문가는 “공무원이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고의로 누락했다면 직무상 의무 위반으로 징계위원회 심의를 거쳐 중징계까지도 가능한 사안”이라며 “과천시의 처분은 행정 책임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과천시는 올해 안으로 부결된 관련 조례를 재상정하고, 작성된 회의록을 시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지시했으나, 사후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경기｜김영근 기자 localcb@donga.com


김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