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문현빈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타격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한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문현빈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타격감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한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너무 많이 이야기하진 마(웃음).”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67)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을 앞두고 문현빈(21)에게 장난을 쳤다. 그는 3루 덕아웃 앞으로 지나다가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문현빈의 어깨를 툭 치더니 “너무 많이 이야기하진 말라”며 씩 웃었다.

김 감독은 20년 가까운 감독 커리어에서 KS 준우승만 4차례 달성했다. 첫 우승에 도전하느라 다소 긴장되거나 예민한 감정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문현빈에게는 예외였다. 문현빈은 올 시즌 141경기에서 타율 0.320, 12홈런, 80타점, 1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3으로 한화의 PS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문현빈의 활약이 없었다면 김 감독의 도전이 무산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문현빈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도 김 감독을 웃게 만들었다. 그는 5경기에서 18x수 8안타(타율 0.444), 2홈런, 10타점으로 펄펄 날며 한화의 KS 진출을 이끌었다. 24일 5차전에선 능숙한 작전수행은 물론, 장타생산력도 마음껏 뽐냈다. 그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도 13표를 얻어 2위에 올랐다. 이에 LG의 에이스 임찬규는 “나와 (손)아섭이 형의 대결에 주목하는 분이 많을 텐데, 난 형보다 문현빈이 더욱 경계된다. PO에서 타격감이 정말 매섭더라”고 말했다. 문현빈은 “내가 경계대상 1순위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문현빈은 김 감독의 신뢰 속에 KS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도 문현빈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려고 많이 노력한다. 문현빈은 “감독님께서 ‘현빈아, 안 맞아도 괜찮으니까 안타가 나오든 나오지 않든 계속해서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정규시즌에는 LG가 강팀이라 상대하면 압박감을 느끼곤 했지만, 어쨌든 나를 경계한다고 하니 상대의 약점 공략에도 차분히 잘 대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