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면 말한 대로 운영해야 돼” 족쇄 푼 한화, 단 KS선 ‘불펜 문동주’가 없다 [PS 리포트]

한화 문동주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S 1차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한화는 문동주가 PO에서 맡던 스윙맨 역할이 고민이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계획을 미리 밝히면 말한 대로 운영을 해야 하지 않느냐.”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67)은 지난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미디어데이에서 불펜 운용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그는 “계획을 미리 밝히면 말한 대로 운영을 해야 한다. 현재로선 (김)서현이를 마무리투수로 기용할 계획 외에는 밝힐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KS에선 문동주(22)의 빈자리를 메우는 게 관건이었다. 문동주는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3차전에 구원등판해 1승무패1홀드, 평균자책점 0.00(6이닝 무실점), 이닝당출루허용(WHIP) 0.67로 맹활약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는 1차전에서 코디 폰세(6이닝 6실점), 3차전에서 류현진(4이닝 4실점)의 몫을 완벽히 메웠다. 문동주는 “선발과 불펜의 루틴 차이로 등판 준비가 쉽지 않다는 걸 다시금 느꼈지만, 마운드에선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돌아봤다.

이번 PS에서 불펜 불안에 시달렸던 한화는 문동주의 활약 덕에 KS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으로선 그를 계속 구원등판시킬 수만은 없었다. 문동주는 올 시즌 두 자릿수 승(11승)을 올린 핵심 선발이었다. 김 감독은 “(문)동주를 KS에서도 불펜으로 기용하면 우리 팀에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PO에서 아직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 중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선수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26일 KS 1차전에선 김 감독의 계획대로 문동주가 선발등판했다. 하지만 그는 PO의 기운을 이어가려다 도리어 4.1이닝 4안타 1홈런 3볼넷 4실점(3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최고 시속 160㎞대에 이르던 직구 구속은 15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스트라이크(S)존 밖으로 벗어난 공도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문동주의 몫을 메울 스윙맨도 마땅치 않았다. 문동주의 역할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우주는 0.1이닝 2사사구 2실점으로 부진했다. 정우주에 이어 등판한 조동욱도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1실점했다. 벤치는 끝내 불펜을 8명이나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선발진의 변수에 대처할 방법을 찾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