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강민서가 13년만에 부활한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캐나다 이민자 출신이기도 한 그는 가요제에서 부른 자작곡 ‘허기’에 대해 “아무리 노력해도 닿지 않던 꿈에 대한 결핍을 담은 곡”이라 설명했다.

싱어송라이터 강민서가 13년만에 부활한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캐나다 이민자 출신이기도 한 그는 가요제에서 부른 자작곡 ‘허기’에 대해 “아무리 노력해도 닿지 않던 꿈에 대한 결핍을 담은 곡”이라 설명했다.



“복학생 오빠들과 일군 기적”인 셈이다. 13년 만에 부활한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3학년 강민서.

교정에 붙은 모집 포스터를 보고 노래를 쓰기 시작했고, 같은 과 남자 선배들과 의기투합해 ‘출전용’ 프로젝트 밴드를 결성했다. ‘허기’란 자작곡으로 맹연습에 들어간 게 불과 석달 전인 7월의 일이었다.

대형 기획사와 TV 오디션이 등장하기 전 케이(K)팝 대형 신예를 발굴하는 ‘등용문’ 역할을 했던 MBC 대학가요제가 13년 만에 부활했다. 26일 밤 MBC에서 방영된 부활 경연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밴드 카덴차의 리드 보컬 겸 출전곡 ‘허기’를 쓴 강민서가 그 주인공. 스포츠동아는 가요제 방영 다음날인 27일 강민서와 직격 인터뷰를 가졌다.

그의 지난 삶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스타덤에 오른 싱어송라이터 이재가 묘하게 겹쳤다. 캐나다 이민자 출신으로 “뭐든 좋으니 케이팝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뜻을 품고 열여섯에 인천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듬해에 첫 디지털 싱글을 내는 성과도 거뒀다. 실용음악계 명문이라는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에도 진학했다.

아이돌 음악을 쓰는 작곡가도 됐다. 지난해 엠넷 오디션을 통해 데뷔한 보컬 아이돌 그룹 비디유(B.D.U)가 그의 노래를 불렀고, 덕분에 ‘허기’를 채울만한 “돈(저작권료)이 아직도 입금”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이 마냥 ‘장밋빛’일 순 없다. 강민서는 그 또래의 표현인 “흑역사”로 정의 가능한 몇차례 오디션 실패 사례를 재기 넘친 말투로 꼽아보고는 “아무리 노력 해도 닿지 않던 꿈”을 이야기했다. 그 결핍을 담은 노래가 올해 대학가요제의 대상곡 ‘허기’였다.

“소감이요? 후련해요!(웃음) 희망보다 절망에 더 종종 부딪히는 게 현실이지만 ‘발버둥 치면’ 기회는 이렇게 반드시 오나 봐요.”

10대 끝자락부터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키워온 강민서의 노래들은 각종 음원 플랫폼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10대 끝자락부터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키워온 강민서의 노래들은 각종 음원 플랫폼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대학가요제의 대상 상금은 1000만원. 강민서는 자신이 쓴 노래 ‘허기’에 담긴 간절함에 기꺼이 동참한 같은 과 “선배 오빠들과 N분의1로 일단 상금을 나누고자 한다”며 “사용처는 밴드 카덴차의 앨범 제작비와 회식비가 대부분일 것”이라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지난 밤 TV를 보며 “너무 기뻐하신 할머니”의 모습이 가장 큰 보상이자 성과라고 했다. 

10대 끝자락부터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키워온 강민서의 노래들은 각종 음원 플랫폼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첫 발표 곡은 ‘자존감 물주기’였고, 올 초엔 ‘필러스 오브 샌드’ 모래 기둥을 싱글로 내놨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