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어? 그럼 떠나” 교체 지시에 폭발한 비니시우스에 냉정한 레알 마드리드,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원칙 고수…이겼어도 ‘엘클라시코 후유증’ 계속

레알 마드리드 비니시우스는 최근 라리가 엘클라시코 홈경기에서 자신을 후반 중반 교체아웃시킨 사비 알론소 감독과 뜨거운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출처｜레알 마드리드 페이스북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사비 알론소 감독과 비니시우스 주니어의 관계가 뜨거운 긴장 관계에 휩싸인 분위기다. ‘영원한 앙숙’ FC바르셀로나와 프리메라리가 ‘엘클라시코’ 홈경기에서 빚어진 논쟁 여파다.

비니시우스는 27일(한국시간)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 2025~2026시즌 라리가 10라운드 홈경기에서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격해 상대 측면을 파괴하며 2-1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으나 슛 3개와 기회창출 1회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비니시우스는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후반 27분 호드리구와 교체됐다. 그러나 대기심의 사인보드에 자신의 등번호(7번)가 나온 것을 확인한 그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터치라인 밖으로 나와 곧바로 라커룸으로 향했다. 호드리구와 악수를 나누긴 했으나 피치를 나오면서 비니시우스는 여러 차례에 걸쳐 “나?”를 거듭 외쳤고, 완전히 나온 뒤엔 “코치, 코치”라고 크게 소리질렀다.

알론소 감독과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고 라커룸으로 이어지는 경기장 터널에서 비니시우스의 입은 멈추지 않았다. 위로하던 세바스 파릴라 코치를 뿌리치며 “항상 나”라고 말했고, 이후엔 “난 팀을 떠나겠다. 차라리 떠나는 게 낫다. 떠나겠다”라고 중얼거렸다.

잠시 분노와 땀을 식힌 뒤 벤치로 되돌아와 나머지 경기를 지켜본 비니시우스는 경기 종료 후에는 양 팀의 뜨거운 난투극에 가세했다. 선수들은 물론, 양 팀 벤치의 모든 스태프가 가세한 물리적 충돌은 경찰이 개입할 정도로 심각했다. 이 과정에서 5명이 옐로카드를 받고, 레알 마드리드의 교체 선수였던 안드리 루닌은 퇴장당했다.

이후 스페인 매체들은 양 팀의 충돌과 함께 레알 마드리드의 내분을 심각하게 다뤘다. ‘아스(AS)’는 “비니시우스가 자신의 지위가 존중받지 못하고 느끼고 있고, 팀을 떠나는 걸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은 일단 “어떤 선수들이든 각자 방식으로 감정을 표출할 수 있다”고 감쌌으나 실제론 비니시우스의 행위에 상당히 큰 분노를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스페인 언론들은 “사비 알론소 감독이 심각하게 화를 냈다”고 전하면서 “레알 마드리드 수뇌부는 어떠한 상황이라도 감독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비니시우스가 이르면 내년 1월 개장할 겨울이적시장에서라도 떠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실 비니시우스의 분노는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올 시즌 90분 풀타임 경기가 3회에 불과할 만큼 역할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레알 마드리드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무조건 비니시우스를 고집할 수 없다. 킬리안 음바페가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고, 부상에서 회복된 주드 벨링엄이 폼을 되찾아서다.

다만 비니시우스의 분노가 그저 출전시간 제한에 있진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2018년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 뒤 스페인 팬들로부터 공공연한 인종차별을 받고 있어 보다 존중을 받으려는 욕구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스’는 “일단 비니시우스가 이적할 가능성도 있지만 만약 서로의 감정이 치유된다면 2027년 여름 끝날 계약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