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첫삽…9300억 투자, 2027년 준공

현대차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현장에 설치된 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소 모빌리티 등 전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김두겸 울산시장,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사진 앞줄 오른쪽부터).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친환경 에너지 전환’ 리더로의 도약을 위한, 핵심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섰다. 내연기관 변속기 공장이 있던 자리에, 1조원 가까운 거금을 투자해,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공장을 짓는다.

현대차는 30일, 울산공장 내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부지에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신공장은 총 9300억 원이 투입돼, 연면적 9만 5374㎡(약 3만 평) 규모로, 2027년 준공될 예정이다. 완공 시 연간 3만 기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곳에서는, 차량용 차세대 수소연료전지뿐만 아니라, ‘그린 수소’ 생산의 핵심 설비인 PEM(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기도, 국내 최초로 양산된다.

●‘내연기관의 심장부’에서 ‘미래 수소’로
이번 신공장은, 과거 내연기관 변속기 공장이 있던 부지에 건립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 정체(캐즘)를 겪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의 심장부’였던 울산공장을, 미래 에너지 핵심 기지로 전환하겠다는, 현대차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울산 신공장을 AI와 로보틱스 기술이 접목된, 미래형 혁신 제조 플랫폼으로 운영한다. ‘인간 중심’의 제조 노하우를 집약해, 작업 강도를 낮추고, 최첨단 모니터링 시스템을 완비해, 최고 수준의 생산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날 기공식에는, 정·관계 및 재계 핵심 인사 250여 명이 총출동했다. 현대차그룹 장재훈 부회장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두겸 울산광역장 외에도, 2025 경주 APEC 계기로 방한한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CEO,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 이영준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등 국내외 수소 산업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하며 ‘수소 동맹’의 의지를 다졌다.

장재훈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신공장은 국가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분야에 연료전지를 공급해, 글로벌 수소 생태계를 확대하는 전략적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장관은 “모빌리티의 탈탄소화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해, 기업의 혁신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두겸 시장은 “현대차와 청정수소 생산기술 개발 등 협력을 강화하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차세대 연료전지·수전해기 양산
신공장의 주력 생산품은,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와 PEM 수전해기다. 차세대 연료전지는, 기존 대비 출력과 내구성을 대폭 향상시키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승용차뿐만 아니라, 상용 트럭, 버스는 물론, 선박, 건설장비, 농기계 등 비(非)차량 부문까지 적용 가능하도록, 이원화해 개발된다.

함께 생산될 PEM 수전해기는, 수소연료전지의 역반응을 이용해, 물에서 고순도의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장치다. 현대차는, 약 30년간 축적한 연료전지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90% 이상의 높은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이미 광주에서, 1MW급 컨테이너형 수전해기를 실증 가동 중이며, 5MW급 플랜트형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신공장은 ‘인류를 위한 수소(Hydrogen for Humanity)’라는, 그룹 수소 브랜드 ‘HTWO’의 비전을 실현할 거점”이라며, “글로벌 수소 선도 기업으로서, 탄소 중립 달성과 수소 생태계 확장을 위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