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9만 달러 상담 실적” 충북도 자찬… 해외 박람회 ‘성과 부풀리기’?

●충북도 K-뷰티 수출 확대 외쳤지만… 실적 지속성엔 의문

충청북도와 충북기업진흥원이 도내 화장품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지난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린 ‘2025 두바이 뷰티월드 박람회(Beautyworld Middle East 2025)’에 참가했다(충북도청 전경).사진제공｜충북도

충청북도와 충북기업진흥원이 도내 화장품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지난 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린 ‘2025 두바이 뷰티월드 박람회(Beautyworld Middle East 2025)’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번 행사에서 도내 8개 화장품 기업이 참여해 699만 달러(약 101억 원) 규모의 수출상담과 362만 달러(약 52억 원)의 계약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충북 화장품의 글로벌 경쟁력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참가 기업은 ㈜기린화장품, ㈜한웅메디칼, ㈜피에프네이처 등 8개 사로, 현지 바이어들과 1:1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특히 ㈜기린화장품은 204만 달러 규모의 상담 실적을 기록했다. 쿠웨이트·UAE 등 중동 주요국뿐 아니라 폴란드·독일·스페인 등 유럽 바이어들과도 협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도와 기업진흥원이 발표한 ‘수출상담·계약액’이 실제 수출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해외 박람회 실적은 대부분 잠정계약이거나 상담 단계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매출 전환율이 20~30%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또 충북도가 매년 수억 원을 투입해 해외 박람회 참가를 지원하고 있지만, 성과의 지속성·투자 대비 효율성에 대한 체계적인 사후관리와 평가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있다. 지역 중소 화장품 기업 상당수가 해외 진출 후 유통망 확보, 인증 절차, 물류비 부담 등 현실적인 장벽에 막혀 성과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충북도는 “이번 성과는 충북 화장품의 글로벌 신뢰도를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행정기관의 단기성과 중심 홍보가 반복되고 있다”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K-뷰티 시장이 이미 공급 과잉 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중소 브랜드의 생존을 위한 근본적 경쟁력 강화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해외 박람회 참가가 끝이 아니라, 현지 인증, 유통, 마케팅, 브랜드 구축까지 이어져야 한다”며 “행정 주도의 단발성 박람회 지원으로는 지속가능한 수출 생태계를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순지 도 국제통상과장은 “충북 화장품의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수출 성과가 실질적인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충북｜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