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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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내린 빗줄기도 그의 열정을 멈출 수 없었다. 가을밤 인천문학경기장 위로, 진과 아미(ARMY, 팬덤)가 만들어낸 열기가 가을밤 하늘에 거대한 달을 띄워올렸다.

방탄소년단 진은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인천 미추홀구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앙코르 팬콘서트 ‘#RUNSEOKJIN_EP.TOUR_ENCORE’를 열고 지난 6월부터 이어온 투어의 대미를 장식했다. 약 150분 동안 밴드 라이브로 18곡을 소화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공연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시작됐다. 진은 경기장 트랙에서 깜짝 등장해 ‘Happy’의 타이틀곡 ‘Running Wild’와 ‘I’ll Be There’를 부르며 무대를 열었다. 직접 구상한 오프닝 연출은 ‘달려라 석진’이라는 공연명에 걸맞게 팬들에게 ‘가까이 달려간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피날레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결승선은 아미와 함께 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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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공연답게 특별한 무대도 더해졌다. 진은 피아노 연주로 ‘전하지 못한 진심(Feat. Steve Aoki)’을 들려주며 감동을 전했고, 약 8년 만에 첫 솔로곡 ‘Awake’를 다시 무대에서 불러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공연 중간에는 팬들과의 교감을 위한 코너들이 이어졌다. ‘통해라 아미’, ‘불러라 아미’ 등 즉석 게임으로 팬들과 웃음과 추억을 나눴다.

무대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총출동했다. 첫째 날에는 제이홉과 정국이 깜짝 등장해 ‘슈퍼 참치’를 함께 불렀고, 둘째 날에는 뷔가 합류해 감동을 더했다. 세 멤버는 각자의 솔로곡 ‘Killin’ It Girl (Solo Version)’, ‘Standing Next to You’, ‘Love Me Again’을 열창하며 무대를 빛냈다. 여기에 둘째 날에는 지민까지 등장해 ‘IDOL’, ‘So What’, ‘My Universe’로 이어지는 BTS 메들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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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 “오랜만에 멤버들과 무대를 함께하니 너무 자연스럽게 단합됐다. 더 멋진 모습으로 단체로 찾아뵙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아미의 목소리가 공연을 완성시켰다. 끝까지 믿고 달릴 수 있었던 건 여러분 덕분”이라며 진심 어린 인사를 남겼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우떠’(Wootteo) 열기구였다. 진은 직접 탑승해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팬들과 눈을 맞췄다. 대형 스타디움임에도 끝까지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 그의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관객들은 ‘Nothing Without Your Love’에서 색색의 플래시로 물결을 만들고, ‘Moon’에서는 달 모양 종이를 흔들며 진의 여정을 환하게 비췄다. 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와 함성 속에서 진과 아미는 하나가 됐다.

마지막 화면에는 ‘#RUNSEOKJIN_EP.TOUR THE MOVIE’와 ‘DECEMBER COMING SOON’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진의 여정이 영화로 이어질 것을 예고하며, ‘달려라 석진’의 또 다른 챕터에 대한 기대를 남겼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