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 4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김재호. 사진제공 | KPGA

렉서스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 4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김재호. 사진제공 | KPGA


난도 높은 코스 세팅에 거센 바람, 거기에 기온까지 뚝 떨어지며 오버파가 속출했다. 스코어를 줄이기보다 지키는 게 더 중요했고, 혼전 속에 성사된 4명 연장 승부의 최종 승자는 김재호(43)였다. 올 시즌 3승을 거둔 옥태훈(27)은 공동 선두로 출발해 5타를 잃으며 공동 7위로 마쳤지만 최종전에 앞서 제네시스 대상 수상을 확정했다.

김재호가 2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 원) 4라운드에서 연장 승부 끝에 2008년 데뷔 이후 18년, 210번째 경기 만에 감격적인 첫 우승 기쁨을 누렸다.

합계 5언더파 공동 선두로 출발해 버디 2개와 보기 5개를 적어내며 3타를 잃고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를 기록한 김재호는 이유석(25), 최진호(41), 황중곤(33)과 동타를 이뤄 4명 연장 승부를 펼쳤다. 18번(파5)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세 번째 샷을 홀컵 바로 옆에 떨궈 홀로 버디를 낚아 그토록 기다렸던 생애 첫 승과 함께 우승 상금 2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그동안 우승 기회가 왔을 때 욕심을 내다 무너졌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아무 생각없이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힌 김재호는 “이제 나이가 있어 우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감을 잃기도 했지만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고, 마침내 우승이 찾아왔다”며 감격해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아버지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 김용희 감독(70)의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 세리머니를 펼쳐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 김재호는 “아버지는 내게 신과 같은 존재”라며 “내 모든 것이 아버지 덕분이다. 부모님,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렉서스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 4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옥태훈. 사진제공 | KPGA

렉서스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 4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옥태훈. 사진제공 | KPGA

다음 주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앞서 제네시스 대상 수상을 조기 확정한 옥태훈은 “시즌을 시작할 때만해도 3승을 하거나 대상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대상을 탈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더욱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멘탈도 좋아지고, 거리도 늘어 꾸준하게 톱10 10번 기록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본 뒤 “다음 주 대회를 잘 마치고 미국 무대 도전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상 수상자인 옥태훈은 2억 원의 상금과 함께 제네시스 차량을 부상으로 받고 올해 12월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Q스쿨 최종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여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여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