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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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스트 라이드’가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올 한해 영화계의 ‘코미디 대세론’을 다시금 입증했다. 기대작들의 잇따른 흥행 실패로 우리 영화계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관객의 웃음을 책임지는 코미디 영화들이 ‘가뭄 속 단비’처럼 극장을 채우고 있다.

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개봉한 ‘퍼스트 라이드’는 이달 1일까지 나흘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누적 관객 28만 명을 모았다. 강하늘·김영광·차은우 등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청춘 코미디로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8번 출구’ 등 일본 영화 강세 기조를 꺾고 정상에 올라 더욱 주목 받고 있다.

‘퍼스트 라이드’의 흥행은 올해 극장가 전반, 특히 한국 영화에서 이어지고 있는 코미디 장르 강세의 연장선상에 있다. 올해 박스오피스 톱10에 오른 한국 영화 5편 가운데 범죄 액션 영화 ‘야당’(5위·337만 명)을 제외한 4편이 코미디 장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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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가 흥행 톱10 대부분을 차지했던 예년과 달리 외화의 영향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그 가운데 다수가 코미디라는 점은 현재 한국 영화계의 코미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코미디 장르의 강세는 극장가의 전통 성수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여름 방학에는 조정석 주연의 가족 코미디 ‘좀비딸’이 563만 명을 모으며 올해 전체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제작비 300억 원 규모의 판타지 블록버스터 ‘전지적 독자 시점’을 제친 성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이어진 추석 연휴 극장에서는 조우진·정경호·박지환·이규형 주연의 조폭 코미디 ‘보스’가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 현재까지 누적 관객은 241만 명으로, 전체 흥행 10위에 올랐다.
올해 첫 한국 영화 흥행작 역시 1월 개봉한 권상우 주연의 코미디 액션 ‘히트맨2’(9위·254만 명)였으며, 거장 박찬욱 감독의 블랙코미디 ‘어쩔수가없다’(7위·291만 명)도 주목 받았다. ‘어쩔수가없다’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풍자적으로 담은 작품으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전작 ‘헤어질 결심’(190만 명)을 넘어서는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