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ㅣMBC

사진제공ㅣMBC


14년째 가출을 반복한 남편의 사연이 공개됐다.

3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끊임없는 가출로 결혼 생활이 흔들린 ‘연기 부부’가 등장했다. 아내는 “남편이 또 집을 나가면 피가 마른다”며 오은영 박사를 찾았다.

남편의 가출은 결혼 초부터 시작됐다. 그는 “처음엔 외박 수준이었는데 점점 대담해졌다. ‘X 먹어보라’며 나갔다”고 고백했다. 술에 취해 한 달 반 이상 집을 나간 적도 있고, 경찰의 도움으로 귀가한 적도 있었다.

남편은 육체노동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술로 풀다 보니 외박이 습관처럼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는 게 힘들다. 며칠 혼자 있고 싶다. 가출이 길어지면 차라리 살지 말까 싶기도 하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알코올 중독은 유전적 요인이 있다. 술은 한 방울도 안 된다. 단주 외엔 답이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술만이 아니었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의 대화 영상을 분석하며 “아내가 남편을 몰아붙이고 추궁하는 대화 방식이 반복된다”고 짚었다. 이어 “남편은 반응이 느린 성향이라 대답할 시간을 줘야 한다. 추궁은 대화가 아니라 공격으로 들린다”고 조언했다.

이에 아내는 “남편과 대화가 안 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지만, 오은영 박사는 “서로의 잘못을 되풀이하면 변화는 없다”고 단호하게 조언했다.

방송 말미, 남편은 “아내가 나를 아랫사람처럼 대할 때 힘들다”고 눈시울을 붉혔고, 아내는 “이제는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고 “여기까지 노력해줘서 고마워”라며 화해의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의 진심 어린 대화에 오은영 박사는 “이제 진짜 시작”이라며 응원을 보냈고, 시청자들에게는 긴 여운과 안도감을 남겼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매주 월요일 밤 10시 50분 방송된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